북 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2.13 합의 2단계 조치를 연내에 완료한다는 목표 아래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변의 핵 시설들에 대한 불능화 조치가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북한의 핵 프로그램 목록 신고 등은 당초 예상됐던 일정보다 늦어지면서 올해 말까지 2단계 조치를 모두 끝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엠씨 = 올해 말까지 완료돼야 하는 북한 비핵화2단계 조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이= 네, 먼저 북한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이 있습니다. 대상은 영변의 5메가와트 실험용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 실험실, 그리고 연료봉 제조시설 등 3곳입니다. 다음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신고입니다. 북한은 현존하는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이같은 조치와 병렬적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고 북한에 대한 대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2.13 합의에 따라 북한에 중유 1백만 t 상당의 경제 에너지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도 연말까지 최종 결정돼야 합니다.

아울러, 정확한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6자회담 참가국들은 연내에 6자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해 비핵화 3단계 조치로 넘어가기 위한 추동력을 만들어 낸다는 복안을 갖고 있습니다.

엠씨 = 네, 크게 보면 5가지 정도의 2단계 조치가 연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군요... 하지만, 일부 조치들은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 반면, 다른 조치들은 당초 예상했던 일정보다 조금씩 지체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먼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조치들부터 정리해주시죠?

이= 미국 전문가들이 진행하고 있는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은 별다른 문제없이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19일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북한에 들어간 미국 불능화 팀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현재 첫번째 조치를 끝내고 2~3개의 불능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중유 1백만 t 상당의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도 경제 에너지 실무회의를 통해 가닥이 잡혔습니다. 민간인 납치 문제로 대북 지원에서 빠진 일본을 제외한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4개국은 핵 신고와 불능화 이행 대가로 북한에 제공할 중유 1백만 t 가운데, 50만 t은 중유로,   나머지 50만 t은 북한의 희망대로 발전소 개보수 설비로 나눠 제공하기로 북한과 합의했습니다. 다만 현재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실무협의가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엠씨 = 그런 반면에 핵 프로그램 신고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는 당초 예상됐던 일정보다 늦어지고 있지요?

이= 그렇습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당초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가 이달 중순께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만,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무기급 플루토늄 등 민감한 신고대상에 대한 북한과 미국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다음 달 초에나 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출한 신고서를 논의할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도 다음 달로 미뤄질 전망입니다. 한국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20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난 후, 차기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이 12월 초나 중순에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것은

북한의 신고가 내달 초에나 이뤄질 것임을 내비치는  발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일정상으로 볼 때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도 올해 안에 완료되기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미국 정부는 발효 희망일 45일 이전에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연말을 기점으로 역산하면 늦어도 지난 16일까지는 보고서가 제출됐어야 했지만 아직까지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최근 미 의회 중진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문제가 올해를 넘겨 내년 1월쯤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올해 안에 비핵화 2단계 조치를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북한 핵 폐기와 북-미 관계 정상화 등 3단계 조치를 시작하기 위한 협상 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연내에 6자회담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지금으로서는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숀 맥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자 외교장관 회담이 꼭 12월에 개최돼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개최 시기에 연연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엠씨= 이처럼 2단계 조치의 핵심 이행사항들이 늦어지면서  당초 목표로 삼았던 연내 완료는 어렵게 됐다는 관측이 유력한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 네, 지금으로서는 비핵화 2단계 이행 계획이 물리적으로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정을 지키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신고한 내용이 과연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만일 북한의 신고가 미국이 기대하고 있는 수준에 부합한다면 그 이후의 2단계 이행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미국이 연내에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위해 미 의회에 통보해야 하는 시한을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와 관련해 아무런 비난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북한은 테러지원국 해제가 내년 초로 넘어가도 양해할 수 있다는 뜻을 미국에 전했다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이 18일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은 미  행정부가 올해 안에만 미 의회에 테러지원국 해제 통보를 하면 해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양해하겠다는 뜻을 힐 차관보에서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미 의회가 추수감사절 연휴를 마치고 돌아오는 다음 달 초에 미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다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그 후 45일 후인 1월 중에 테러지원국 해제가 발표되며, 그 직후부터 비핵화 3단계 조치에 대한 협상이 개시되는 순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와 함께 북 핵 비핵화 2단계 조치 가운데 일부 조치들의 이행이 당초 예상했던 일정보다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한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