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은 19일 뉴욕의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금융실무회의 첫 날 회의를 열고, 두 나라 사이의 금융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북한의 고립을 초래한 불법 금융활동과 앞으로 북한이 국제금융체제에 다시 편입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들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과 북한 간 금융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금융실무회의가 19일 이틀 일정으로 뉴욕의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시작됐습니다.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자금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미국 대표단과 기광호 북한 재무성 대외금융 담당 국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국제금융체제 편입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의는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시작돼 약 4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첫 날 회의가 우호적이고 실무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말했습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이번 회의의 목적은 국제금융체제에서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한 북한의 행동과 북한이 다시 국제금융체제에 편입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들에 관해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이번 회의는 북한이 국제적으로 용인되는 금융 관행과 북한의 국제금융체제 접근에 영향을 미쳤던 문제들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앞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장기적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회담 시작 예정시간인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미 대표부에 도착한 북한 대표단은 회의가 끝난 후 별다른 입장 표명없이 숙소로 향했습니다. 북한 대표단은 이날 회의에서 방코델타아시아 BDA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미국 금융기관들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국제통화기금 IMF와 국제개발은행 IBRD 등 국제금융체제에 진입하기 위한 기술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미국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측은 오늘 20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둘째 날, 마지막 회의를 갖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금융실무회의는 BDA 문제 해결 과정에서 만들어진 협의체로 이번이 4번째로 열리는 것입니다.

이번 북-미 금융실무회의는 미국이 조만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서 열려 주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측이 위조지폐 등과 관련해 강화된 법규와 조치들을 설명하기로 제안해 열리게 된 이번 회의가 앞으로 테러지원국 해제는 물론 두 나라 관계 정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 일본 담당 보좌관이 이번 회의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인 북한 대표단에게 아시아 경기대회 개최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말까지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차석대표로 활동했던 빅터 차 전 보좌관은 지난 주말 뉴욕에서 열린 북한 대표단과의 세미나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에 융화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아시아 경기대회 개최를 권유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빅터 차 보좌관의 제의에 대해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비롯한 북한 측 관계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진지하게 받아적기만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의 제의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과 사전조율을 거친 것은 아니지만 얼마 전까지 백악관에서 일했던 북한 전문가의 제안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