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인권, 사회 분야를 담당하는 유엔 제3위원회는 오늘 20일,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북한의 인권상황'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DPRK)이라는 제목의 대북 인권 결의안 초안은 북한 내 인권상황과 관련해 처음으로 일부 긍정적인 변화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제 62차 유엔 총회에 제출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오늘 20일 오전 인권, 사회 분야를 담당하는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서 표결에 부쳐진다고 유엔 측이 밝혔습니다.

몬세프 칸 유엔 총회 제 3위원회 사무국장은 19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유럽연합 주도로 상정된 북한 인권 결의안은 모두 48개국이 공동 발의했으며, 제3위원회의 표결을 거쳐 다음 달 16일에서 18일 사이에 유엔 총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입수한 북한 인권 결의안 초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북한 인권과 관련해 몇 가지 진전된 성과를 처음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지난 8월의 큰물 피해 이후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는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 신속한 의사결정과 열린 태도를 보여줬다는 점이 언급됐습니다. 또한 지난 달 열렸던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북 핵 6자회담에서의 진전을 환영하면서, 북한 인권상황의 개선을 고무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결의안 초안은 전반적인 북한의 인권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결의안은 고문과 공개처형을 비롯해 여성 인신매매, 탈북자 강제송환과 처벌 등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광범위한 인권침해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집회와 결사의 자유 등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는 사실도 새롭게 언급됐습니다.

이번 대북 인권 결의안 초안에는 일본 정부가 북한 정부의 외국인 납치에 관해 강경한 문구를 포함하도록 노력한 결과가 반영됐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외국인 납치 문제를 ‘타 주권국 국민에 대한 인권침해’라고 규정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외국인 납치와 관련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는 문안이 포함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처음으로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한국 정부가 올해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2003년 부터 2005년까지 유엔 인권위원회 또는 총회에 상정된 북한 인권 결의안에 기권 또는 불참하다가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의 조희용 대변인은 제3위원회 표결 직전에 한국 정부의 입장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비록 북한 내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순조롭게 진전을 이루고 있는 북 핵 협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케이 석 연구원은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한 한국으로서는 당연히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북한 인권 결의안을 지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 석 연구원은 북한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 당국에 꾸준히 압력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대외적으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라도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자기들의 이미지나 위상에 신경을 쓰고 인권 문제에 관해 지속적인 압력이나 비판을 받았을 때 조금이라도 개선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한 부분도 있습니다.”

북한 정부가 최근 일부 송환된 탈북자들을 취조하는 과정에서 고문을 하지 않고 심지어 공익변호사까지 방문시킨 경우도 있었다고 케이 석 연구원은 전했습니다.

“이런 얘기들을 비슷비슷한 얘기들을 여러분들에게 들었어요. 제가 또 왜 그런 변화가 있었냐라고 이런 분들께 여쭤봤을 때 잘은 모르지만 국제 압력 때문에 그런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국제사회에 편입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북한이 올해 유엔에서 자신들에 대한 인권 결의안이 다시 한번 채택될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