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순조롭게 진전되면서 북한에 대한 국제 자본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국제 투자그룹을 설립하고, 국제 금융기구의 설립을 추진하는 등 세계 각국을 상대로 외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다국적 투자회사 등을 통한 외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제2경제위원회와 대외경제협력 추진위원회가 주축이 돼 홍콩에 다국적 투자회사인 대풍국제투자그룹을 설립했습니다.

배경환 대풍국제투자그룹 부총재는 북한 당국이 국제경제 체제에 편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외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배경환 부총재: “적극적입니다. 제일 급선무로 생각하고 역점을 두는 것은 경제개발입니다. 경제개발 없이는 모든 것이 존속할 수 없으니까, 경제를 가지고 국제사회의 틀로 나오겠다는 것이거든요. 대풍 설립 목적이 어느 나라나 국제적으로 투자를 받아들이겠다는 것... 희망하는 나라는 다 받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9월 '조선대외경제 협력추진위원회와 세계 각국의 투자가들을 망라하는 대풍국제투자그룹이 창설됐다'면서 '평양에 조정사무소를 개설하고 투자 희망자와 국제 금융기관들과 협력해 투자 유치와 그 실현을 위한 실무적인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배경환 부총재: “대풍이라는 회사를 북의 국가가 설립했습니다. 투자 유치도 하고, 개발하고 해야겠는데, 현 체제에서 북한 정부는 수단이 없단 말이죠. 대외 접촉할 창구도 마땅치 않고. 그래서 홍콩에다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 여러 나라의 접촉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대풍그룹은 지난달 중국의 3대 철강업체 중 하나인 탕산강철과 150만 t 규모의 제철소를 설립하고, 다탕전력과는 60만 kw급 석탄발전소를 설립하기로 각각 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최근 가시적인 활동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풍그룹은 이들 사업의 기금 마련을 위해 현재 중국의 국가개발은행, 수출입은행 등과 투자 유치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북한 당국은 또 일종의 국제 금융기구인 '조선개발은행'의 설립도 추진 중이라고, 대풍그룹 배경환 부총재는 밝혔습니다.

배경환 부총재: “어느 나라 어떤 기업이 투자를 하더라도 북한체제에 대한 위험 요소를 안고 있지 않습니까. 그 것이 좀 더 투명하고 안전하게 투자 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현재 북한 은행은 국제적으로 구실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다국적 국제금융 시스템이 최우선적으로 설치가 돼야...”

북한은 또 최고위 당국자가 직접 나서 활발한 교역 기반 마련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 김영일 총리는 지난달 26일부터 13일 간 동남아시아 4개국을 순방하면서 캄보디아와 '투자장려 및 보호협정'을 비롯해 여러 경제 협정을 맺었습니다.

특히 김 총리는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이 끝나자마자 베트남의 기획투자부를 방문해 외자 유치 과정을 상세히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또 2년 전 북한에 합작은행에 설립했던 영국의 조니 혼 글로벌 그룹 회장을 지난달 '국제김일성기금' 이사장으로 추대하는 등 국제 금융계와의 폭넓은 인맥 다지기에도 적극적입니다. 

이밖에 직항로를 통한 백두산 관광 확정 등 제2차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비롯한 남북 경협 사업에 북한 당국이 최근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다국적 투자회사를 통한 외자 유치와 세계 각국의 잠재적인 투자자들과의 다양한 접촉, 북한 최고위 당국자의 적극적인 행보 등의 결과, 이집트와 영국, 중국 등 국제 다국적 회사들의 대북 투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영국의 신흥시장 전문 투자사인 '파비엔 픽테트 앤 파트너즈'는 한국 기업들과 대북 투자기금 조성을 추진 중이며, 영국 투자사 '앙글로 시노 캐피탈 파트너즈'가 운용하는 대북 투자기금인 '조선개발투자펀드' 역시 지난달 대북 투자기금을 5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증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이집트의 시멘트 건설업체인 오라스콤은 지난 7월 공식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북한의 상원시멘트에 1억1천5백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풍그룹 등에 따르면 특히 중국 측 기업들이 북한 시장 선점을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대북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편, 이같은 세계 각국의 활발한 투자 열기를 반영하듯 지난 달에는 중국과 싱가포르의 투자시찰단이 평양을 공식 방문하는 등 국제 금융계 인사들의 방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