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입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라는 말처럼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살고, 지금도 매년 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에 정착합니다. 미국에도 과거에는 노예제도가 있었고 법적인 인종차별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특히 세월이 흐르면서 인종간의 갈등과 사회적인 격차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인과 흑인간의 소득격차는 점점 더 벌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에서 백인과 흑인간의 소득 격차가 최근에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니 의외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답: 네. 하지만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가 13일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확실하게 그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미국에 있는 2천3백 가정의 지난 30년간 수입 규모를 추적했습니다. 그런데 30년전인 1974년에는 흑인 가정의 평균 수입이 백인 가정의 63% 수준이었는데요. 2004년에는 백인 가정의 58%로 5%포인트나 줄어들었습니다.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죠. 그동안 흑인의 사회적 위상이나 활동은 많이 향상됐습니다. 이제 흑인 정치인 바락 오바마가 상원의원에 이어 첫 흑인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고, 과거 어떤 흑인 후보보다도 많은 지지를 얻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사회적인 변화와는 반대로 일반 가정의 소득 규모는 백인과 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문: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실 소득규모는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지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소득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은 백인과 흑인간의 사회적으로 평등해지고 있다는 일반적인 관념과는 좀 다르게 느껴지는 군요.

답: 물론 이번 조사 결과만을 놓고 전반적인 사회적 위상의 변화를 가늠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심각한 것은 흑인 가정의 경우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하락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인데요.

1968년의 소득을 현재 통화가치로 환산했을 때 연간 5만6천달러면 중산층 가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발표된 또다른 조사를 보면 이런 흑인 가정 출신 어린이 중 45%는 이제 어른이 돼서는 연소득 2만3천 달러 이하의 빈곤층으로 전락했습니다.

백인의 경우 이렇게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할 비율이 16%로 훨씬 낮았습니다. 미국에서 연소득 2만3천달러는 최저 20%에 속하는 빈곤층입니다. 이렇게 같은 가정에서도 대가 바뀌면서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은 흑인 사회에 매우 암울한 소식이죠.

문: 흑인 가정의 경우 대가 바뀌면서 오히려 경제적 지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또 한 가지 비교를 보면요, 백인 가정의 경우 30년전 중산층 자녀의 경우 현재 2/3가 부모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흑인 가정의 경우 1/3만이 부모보다 수익이 증가했습니다.

문: 백인과 흑인간에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뭡니까?

답: 이번 조사를 보면 우선 전체적으로 흑인과 백인 모두 평균 가정 소득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늘어나서 그렇다기 보다는 부부가 모두 돈을 버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그런데 흑인 가정의 경우 백인 보다 맞벌이 가정이 적었습니다. 우선 이것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첫번째 이유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좀 더 사회적인 문제를 짚어보면요, 이번 조사를 벌인 전문가들은 직장내 인종차별도 한 가지 이유로 꼽았습니다. 물론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는 인종차별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직장에는 인종차별이 남아있어서 입사나 승진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이죠. 물론 이런 직장내 차별은 당연히 수입이 늘어날 수 있는 기회를 줄이는 것이구요.

또 다른 이유로는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교육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지적이 아닐 수 없는데요, 교육 수준은 성인이 됐을 때 경제적 지위와도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이곳 워싱턴에서도 흑인 거주 지역의 공립학교가 다른 지역보다 성적이나 졸업율 면에서 현저하게 뒤처지는 실정입니다. 교육이 뒤처지면 그만큼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 많은 보수를 받는 직업에 오르기가 힘든 것이죠.

문: 흑인 사회 스스로가 안고 있는 문제도 있지 않을까요. 흑인 사회에서도 교육열 부재와 같은 스스로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 흑인 배우 빌 코스비가 대표적인 인사 중 한 명입니다. 코스비는 흑인 사회의 문제는 내부에 있고, 외부를 탓하기 보다는 스스로 나아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코스비는 교육열과 경제적 개념의 부재는 물론이고 도덕적인 타락까지 광범위한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물런 흑인 사회에서 이런 의견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여전히 많죠.

미국은 지금, 오늘은 갈수록 심화되는 미국사회 흑백 인종간 소득격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