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의 영화계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영화 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따끈따끈한 영화 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서 김근삼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엠씨: 오늘 소개해 주실 소식은 최근 미국에서 개봉했던 영화 ‘색, 계’에 관한 것이라구요?

기자: 네, 한국어 제목은 ‘색, 계’구요 미국에서 개봉할 때의 영어 제목은 ‘Lust, Caution’ 입니다. 굳이 뜻을 풀어보면 ‘욕정’과 ‘경계’ 쯤이 될텐데요. 이 영화가 미국에 이어 최근 중국과 한국에서 개봉하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엠씨: 저도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워싱턴에서 영화 광고를 봤던 기억은 나네요.

기자: 네, ‘색, 계’는 미국과 중국, 대만의 영화인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다국적 영화입니다. 우선 감독은 대만 출신으로 최근에는 헐리우드에서 주로 활동해온 리 안 감독이 맡았습니다. 리 안은 ‘와호장룡’과 ‘브록백 마운틴’으로 이미 국제영화계에서 손꼽히는 감독이죠.

또 영화의 촬영은 중국과 말레이지아에서 했습구요, 주연배우들은 중국과 대만, 홍콩, 미국에서 골고루 모였습니다. 영화에 필요한 자본도 미국과 중국, 대만에서 골고루 모았습니다.

엠씨: 다국적 영화라는 말이 딱 들어맞네요.

기자: 그렇지요. 최근에는 중국과 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영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영화계와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아무튼 ‘색, 계’ 는 올 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면서 기대가 높았는데요, 미국에서는 그리 많은 관객을 모으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말에 중국에서 ‘쓰, 지에’라는 제목으로 개봉하면서 나흘만에 4천만 위안 이상을 벌어들였구요, 관객들의 관심과 평론가들의 좋은 평가가 어우러져서 크게 히트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엠씨: 대만 출신 감독이 미국 자본으로 만든 영화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다…흥미로운데요. 영화 내용도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영화의 배경은1930년대 후반의 중국입니다. 대학 연극반에서 활동하던 여대생 왕치아즈가 친일파 인물 이를 암살하려는 유혹하면서 겪는 갈등과 위기의 순간들이 영화의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두 주인공은 제목처럼 욕정과 서로 상반되는 운명의 경계 속에서 사랑을 나눕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중국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파격적인 정사 장면 때문입니다.

엠씨: 중국은 영화 장면에 대한 검열이 비교적 엄격한 데, 그런 파격적인 장면들이 허용될 수 있었나요?

기자: 물론 미국에서 개봉했을 때보다는 어느 정도 수위가 낮춰졌습니다. 검열 통과를 위해서 변태적인 성행위 장면이나 또 노출이 심한 장면 7분 정도를 잘라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 여전히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높게 평가되고 있는 영화의 작품성, 또 20세기 초 중국이라는 소재의 흥미성도 관객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가 되겠죠.

아무튼 중국 영화 관계자들은 이 영화가 가볍게 1억 위안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엠씨: 검열 때문에 어쩔 수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중국 관객입장에서는 완성된 영화의 100퍼센트를 다 보지 못한다니까 아쉬움이 있겠는데요.

기자: 그렇지요. 미국은 물론이고 홍콩과 대만에서도 원작이 그대로 상영됐었구요. 또 이번주말 개봉된 한국에서도 무삭제로 상영이 됐습니다. 유독 중국만 검열 때문에 7분 정도가 잘려나갔죠.

재밌는 것은 중국에서도 삭제된 장면을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중국 인터넷 통신 보도를 보면요, 영화의 삭제 장면들이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벌써 떠돌고 있다고 합니다.

엠씨: 그러니까 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을 인터넷에 가면 마저 다 볼 수 있군요.

기자: 네. 물론 제작자의 허락 없이, 그것도 심의 때문에 삭제된 부분만 따로 모아서 인터넷에 올린다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한 행위는 아니죠. 하지만 그만큼 이 영화에 대한 관심, 또 파격적이어서 구설수에 올랐던 정사장면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엠씨: 한국에서도 이번주말에 상영된다고 하셨는데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기자: 중국과 마찬가지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사실 영화제 수상작이라고 하면 작품성에 치중해서 재미가 없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색, 계’는 이번주말 예매순위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 중국과 비슷한 이유로 작품성에 대한 기대도 있고, 또 파격적인 장면에 대한 호기심도 어느정도 작용한 것 같습니다.

미국과 중국, 대만의 영화인들이 합심해서 영화를 만들고, 또 비평과 흥행 면에서 모두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고 하니까 앞으로도 이런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가 듭니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이 영화가 개봉을 하는데, 아무쪼록 북한의 관객들도 하루빨리 자유롭게 이런 세계의 화제작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김근삼 기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