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리는 부시 대통령과 후쿠다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을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문제가 민감한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테러지원국 해제와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밝혔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미국 정부는 13일,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위한 조건으로 다루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톰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납북자 문제를 테러지원국 해제의 조건으로 다루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두 문제는 별개라고 답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 것과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특별히 연결된 필요는 없다”면서 두 문제가 별개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는 이달 초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테러지원국 해제는 미국의 법적 기초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두 문제를 연관짓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더욱 분명히 한 것입니다.

특히 6자회담의 진전과 맞물려, 북한이 성실하게 핵 불능화와 비핵화를 향한 의무를 이행하면 납북자 문제 진전 여부와 상관없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하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북한에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해서는, 분명히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서도 진전이 있어야 한다”면서 “힐 차관보는 지금까지 북한 측 관계자와 만날 때마다 납북자 문제를 제기해왔으며, 앞으로도 다른 의제와는 별개로 계속 북한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 시기를 놓고도 여러 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을 명단에서 해제하려면 미국 행정부는 해제 희망일 45일 전에 의회에 관련 사실을 통보해야 합니다. 만약 미국이 올해 안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려면 오는 16일까지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의회에 관련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16일은 후쿠다 일본 총리의 워싱턴 방문일과 겹쳐서, 미국 정부가 양국 간의 민감한 사안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올해 안에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기는 어려워집니다.

북한은 2.13 합의에 따라 올해 말까지 영변의 3개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신고해야 하며,  미국은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고 북한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도 종료한다는 방침입니다.

톰 케이시 부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시기와 관련해 “북한이 핵 불능화와 비핵화를 위해 나아가면, 미국이 북한을 명단에서 해제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할 것”면서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