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간의 경제협력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경제를 연구하기 위한 최초의 한-미 합작 포럼이 출범했습니다. 두 나라의 북한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이 포럼은 미래의 남북한 통합경제 체제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한반도 경제권’ 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VOA 서울의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동북아시아연구재단과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한미연구원은 북한경제 전문 싱크탱크인 한반도 미래포럼을 지난 5일 발족했습니다. 이 포럼의 공동의장을 맡은 한국의 정덕구 동북아시아연구재단 이사장은 우선 개방시대 북한의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연구를 강조했습니다.

정덕구 이사장 겸 전 산자부 장관: ”외교안보적인 갈등이 가로막고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나 종전을 얘기할 때, 빵으로부터의 자유가 더 중요합니다. 빵의 자유를 해결하지 않으면 평화체제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평화체제와 종전과 반드시 동반돼야 하는 것은 경제적인 생존지수입니다. 냉전의 잔설이 녹아 내렸을 때 북한의 경제적 생존을 따져야 할 때입니다.”

정 이사장은 현재의 ‘대북 지원형 모델’로는 북한경제가 자생력을 갖는데 한계가 있다며 남북 경제협력의 핵심은 북한의 수출산업 육성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경제 회생을 위해선 외화를 벌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변변한 생산시설이나 내수기반이 없던 60년대 한국의 상황을 떠오르게 하는 대안입니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북한의 잠재경쟁력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개방이 안됐기 때문에 경쟁가격이라 볼 순 없지만 현재 베트남이나 방글라데시보다 싸니깐 북한의 인건비가 경쟁력이 상당히 있죠. 또 남한이 인접해있어서 기술이전이나 남한의 창구를 통해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두번째는 한국의 취약한 중소 기업이나 서비스업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문의 이전을 통해서 새로운 요소 가격을 투입했을 때 생존이 가능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정 이사장은 또 북한이 생존을 위해서 개방을 선택할 경우, 현재의 남북한 경제협력은 ‘개방적 한반도 경제권’이라는 통합경제체제 구축을 위해 질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창립기념 세미나에서 양문수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도 자유무역협정과 관세 동맹수준을 목표로 하는 경제통합 추진을 역설했었습니다.

정 이사장은 중국 등 경쟁국에게서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도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면 한반도 경제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한국은) 앞으로 6-7%정도의 고성장이 향후 10년은 더 가줘야만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남북한 경제가 통합이 된다면 남한의 잠재성장률 보강이라는 점에서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조선소를 만드는 데 남한엔 땅이 없죠. 현재 중국에 조선소를 만드는데 기술이전과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남포나 해주에 조선소를 만든다면 훨씬 값싸고 수송의 용이함 등 동질적인 지원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한반도 경제지형이 새롭게 모색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개방시대의 남북 경협도 열매를 맺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통신, 통행, 통관에서 겪는 이른바 3통문제 등 부족한 인프라 시설이 대표적인 걸림돌입니다. 갈수록 벌어지는 남북간 경제수준의 차이도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북한엔 인프라가 없죠. 물류비가 비싸고 전력이라던지 가스, 유틸리티 서비스가 부족합니다. 또 아직 사회주의 교육이어서 노동생산성이 높지 않습니다. 기술 및 산업 교육과 같은 이런 문제들을 앞으로 어떻게 극복하느냐라는 북한의 전략적 선택이 필요합니다.”

정 이사장은 한반도 경제권 구축의 잠재적 경쟁자로서 중국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북한경제가 중국에 예속되는 현상을 방치할 경우 남북통합은 물론, 동북아시아 지역의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반도 미래포럼은 정 이사장과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원장이 공동의장을 맡았고 한국의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정종욱 전 주중대사, 장달중 서울대 교수와 ‘역사의 종말’ 로 유명한 프란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이 참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