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보기술 IT분야 종사자들은 기술 수준이 높고 전문 영역 개발에 성공하는 등, 북한의 IT 산업은 큰 시장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서방 민간 기업단체가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유럽의 한 민간 기업 사찰단이 최근 북한을 방문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IT, 즉 정보기술 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돌아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국제정보기술 자문회사인  ‘GPI  컨설턴시(GPI Consultancy)’는 지난 달 20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간 북한의 대표적인 IT 회사들을 시찰하고, 유럽 기업들의 역외시장으로서 북한의 잠재력을 가늠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IT 분야에서의 역외시장은 주로 선진국 기업들이 컴퓨터 네트워크 운영과 시스템 유지 보수, 재해복구 서비스 등 관련 부문을 비용이 저렴한 국가에 용역을 주는 형식으로 이뤄집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 주최한 ‘GPI  컨설턴시’의 폴 치아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IT 업계가 북한 시장에 대해 기대 이상의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치아 대표는 이 행사에 대한 홍보를 시작한 것이 몇 달 밖에 되지 않은데다 북한은 컴퓨터 응용 프로그램과 관련해 잘 알려진 나라가 아니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40여개 기업들이 참가 의사를 밝혀 일부를 되돌려 보내야 할 정도로 큰 호응을 받았다고 치아 대표는 밝혔습니다.

이번 북한의 IT 산업 시찰 방문 행사에는 유럽 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회사들이 참가했습니다.   이들은 1주일 간의 방문기간 중 북한의 IT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조선컴퓨터센터(Korea Computer Center, KCC)’와 만화영화 등 동영상 제작소인 ‘틴 밍 알란’, 그리고 만화 캐릭터 제작소인 ‘SEK’,  또 정보처리를 주업으로 하는 ‘다코르’, 컴퓨터 보안 관리 제품 생산업체인 ‘광명 IT 센터’ 등을 방문했습니다.

치아 대표는 참가자들은 이번 방문에서 북한이 놀랍게도 상당한 수준의 IT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치아 대표는 북한의 공과대학 교육 수준이 아주 높고, IT 지식 수준도 네덜란드에 견주될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치아 대표는 또 북한에는 만화영화 등 애니메이션 제작과 기업 행정 응용프로그램, 웹사이트 제작 등 IT 전문영역도 개발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월트디즈니 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만화영화 '라이온 킹'의 애니메이션을 공급할 정도로 만화영화 제작에 높은 수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은 또 한국과 일본에 컴퓨터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린 '독도를 사수하라'라는 모바일 게임은 북한에서 제작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은 최근 IT 전문가들이 크게 줄고 있는  추세여서 IT 회사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치아 대표는 밝혔습니다. 

치아 대표는 북한은 정치적 배경 때문에 특별히 유럽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치아 대표는 그동안 미국과 북한 간의 정치적인 긴장으로 두 나라 기업들 간의 협력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북한은 유럽 국가들의 투자 유치를 매우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치아 대표는 유럽 국가들에 대한 북한의 호의적인 태도가 인도나 중국 시장에 비해 북한이 지닌 장점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인도와 중국과는 달리 북한에는 아직 투자한 기업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유럽 기업들이 진출할 경우 아주 호혜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북한 IT 산업에 대한 투자에 따르는 위험과 관련해 치아 대표는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듯이 북한에의 투자도 예외는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 투자에 따른 위험요소 가운데 하나는 언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능숙한 영어 구사자를 선정하는 등  서로의 요구를 이해하기 위한 대화에 별도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치아 대표는 북한에 투자를 고려하는 유럽의 회사들은 사업을 함께 하기로 최종 결정하기 전에 북한과 단순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면서 양측이 함께 일할 수 있는지를 시도해 봄으로써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GPI  컨설턴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북한의 IT 산업 시찰 행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