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최근 평양에서 양돈 협력사업을 벌이기로 합의하는 등 지난 2년 간 중단됐던 농업 분야 협력을 다시 활성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농업 현장에서 20여년 간 지원 활동을 펼쳐온 한 전문가는, 현재 북한은 토양 개선과 종자 개량 등 전반적인 농업 기반 복구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은 오랫동안 척박한 토양에서 낙후된 종자로 씨름해 왔으며, 재원 부족으로 농업 개혁을 꾸준히 추진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북한의 농업 현장에서 20년 간 활동해 온 한국계 미국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지난 1989년 북한의 옥수수 종자 개량사업을 시작으로 북한의 농업 발전을 위해 힘써 온 김필주 박사는, 6일 워싱턴에서 재미 한인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열고 북한 농업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김 박사는 북한의 농업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척박한 토양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금비, 즉 화학비료를 남용해 산성화 된 토양을 유기비료를 이용해 복구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째는 유기비료를 퍼부어야 하는 형편입니다. 제가 우스갯 소리로 하는 말이, 남한의 모든 축분을 산야가 코를 들 수 없을 만큼 만들어야 북한 땅이 재생할 것입니다.”

김 박사는 북한 농토 개선 노력의 해답은 남북한이 조만간 추진할 양돈 협력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축산업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현지에서 구하기 힘든 유기비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축산업을 도입하는 건 중요합니다. 남쪽에서 유기질 비료를 가져갈 수 있으면 되는데 북에서 잘 받아주지 않고 그러니까 축산을 도입해서 축분을 이용한 유기비료 생산을 시작해야 하니까 그런 것도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김 박사는 북한의 농업에서 토양 개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우성종자 개발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를 상대로 농업 교류를 하지 못하고, 주로 동유럽 국가들과만 협력을 추진한 결과 종자 보급처가 제한되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김 박사는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종자 개발을 위해서는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다른 발전도상국가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종자 증식과 종자 정선입니다. 북한도 이것이 굉장히 필요해서 Asia Bank나 World Bank에서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박사는 국제금융기구의 재정 지원은 북한의 농업 재건을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 역시 종자 개발이나 유기질 비료 증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과거에 이를 위한 중단기 계획을 세웠지만 이를 꾸준히 추진할 재원이 부족해서 중도에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김 박사는 전반적으로 북한은 평작 농사를 지어도 자급자족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한 사람이 세 끼를 다 먹는다고 가정할 때, 하루에 필요한 곡물은 7백~8백 그램 정도이고 전체 국민으로 따지면 1년에 총 6백만t이 필요하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농사가 잘 되는 해에도 고작 4백~4백50만t의 곡물만이 생산되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김 박사는 처음 북한에서 농업발전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변화된 남북관계를 현장에서 온몸으로 체감한다면서, 한국과 국제사회가 북한 농업 재건을 위해 다방 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특히 비료 지원과 같은 경우는 농사철에 때맞춰 보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필주 박사는 지난 2001년부터 북한 황해도의 4개 리에서 협동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로부터 50년 간 땅을 임대받아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 박사는 한달에 두번 정도 현지를 방문해 현지인들에게 농업 기술을 지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