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미국의 영화계 소식을 알아보는 '영화 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근삼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MC: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화 '베오울프(BEOWULF)'에 대한 얘기를 가지고 오셨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오울프'는 이번달 16일 개봉할 예정인 영화인데요, 벌써부터 상당히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MC: 어떤 영화인지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베오울프'는 영국의 고대 서사시를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괴물과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한 구한 영웅의 이야기인데요, 소재만 들어서는 동화같은 얘기라는 생각이 드시죠?

MC: 네.

기자: 그런데 이 영화가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컴퓨터그래픽 때문입니다. 물론 현대 영화에서 컴퓨터그래픽은 이미 뺄 수 없는 존재가 됐습니다. 상상에 의존해야 하는 장면은 물론이고, 과거에는 수많은 엑스트라가 필요했던 군중 장면이나 전투 장면도 이제는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컴퓨터 그래픽만으로도 가능한 시대가 됐으니까요.

하지만 '베어올프'는 일반적인 촬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을 대신하기 위해서 컴퓨터 그래픽을 쓴 것이 아니라, 아예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가 모두 컴퓨터 그래픽입니다. 물론 이런 시도가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파이널 판타지'나 '폴라 익스프레스'같은 영화들이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졌었죠. 하지만 웅장한 소재에 걸맞게 최고 인기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구요, 또 컴퓨터그래픽의 수준도 대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MC: 컴퓨터그래픽만으로 영화 전체를 만든다...물론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현실 촬영과는 거리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맞는 말씀입니다. 아무리 컴퓨터 기술이 발전해도 실제 카메라로 찍은 현실의 장면과 같을 수는 없죠. 조악한 컴퓨터그래픽은 오히려 현실감을 떨어트려서 영화 감상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베오울프'의 컴퓨터그래픽은 실망 보다는 놀라움을 안겨줄 것 같습니다. 아직 영화가 개봉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일부 장면을 미리 봤는데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주인공 베오울프가 바다의 괴물과 싸우는 장면이었는데요, 베오울프와 괴물의 움직임은 물론이구요, 파도가 치고 포말이 부서지는 바다의 모습도 마치 진짜 물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또 베오울프가 괴물 그렌델의 매력적인 어머니를 만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마치 살아있는 여성을 보는 것처럼 현실감 있었습니다. '영화이야기'가 라디오 방송이라서 이런 장면들을 못 보여드리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MC: 기대가 되네요. 그런데 '베오울프'의 이런 컴퓨터그래픽에 한인이 참여했다는 기분좋은 소식도 있어요?

기자: 네. '소니영화사'의 컴퓨터그래픽 관련 자회사, '이미지웍스'에서 일하는 정유진 감독인데요. 이번 영화의 3차원 애니메이션 효과를 담당했습니다. 정 감독은 최근 한국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는데요, 한국인은 특유의 성실성과 기술을 가지고 미국 영화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자랑스러운 일이죠.

MC: 한 가지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있네요. 조금 전에 ‘베오울프’가 화려한 출연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하셨는데, 컴퓨터그래픽 영화에도 배우가 필요합니까? 컴퓨터그래픽으로만 영화를 만들면 배우나 소품도 필요없고 단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요.

기자: 좋은 질문이시네요.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컴퓨터그래픽 영화에서도 배우의 연기는 필요합니다.

우선 조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베오울프에서는 컴퓨터그래픽이기는 하지만 유명 배우들의 얼굴이 거의 그대로 나옵니다. 예를 들어서 안젤리나 졸리는 괴물 그렌델의 어머니 역을 맡았는데요, 컴퓨터그래픽이기는 하지만 모습은 안젤리나 졸리를 꼭 빼 닮았습니다.

또 한 가지는 컴퓨터그래픽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을 컴퓨터로 옮기는 ‘모션 캡처’ 기술을 쓰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안젤리나 졸리도 몸에 움직임을 포착하는 센스를 부착하고 연기를 했구요, 이것을 컴퓨터로 옮겨서 웅장한 화면으로 재창조했죠.

MC: 여러가지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도 11월 중순에 개봉한다고 하셨죠?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도 한국에서 처럼 자유롭게 세계의 수준 높은 영화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들구요. 김근삼 기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