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권투선수권에서 북한의 김성국이 동메달을 땄습니다. 북한 선수단은 미국에서 열리는 권투경기에 11년만에 출전하며 관심을 모은데 이어, 이번 메달로 의미있는 결실까지 거두게 됐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김성국이 미국 시카고에서 북한 권투의 자존심을 세웠습니다. 김성국은 지난 3일 끝난 세계권투선수권 대회 60킬로그램 라이트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남북한 선수 중 유일하게 메달을 땄습니다.

지난 1일 8강전 승리로 이미 동메달을 확보했던 김성국은 2일 일리노이대학교 체육관에서 이탈리아의 도미니코 발렌티노와 4강전을 치뤘지만, 아쉽게 판정패하면서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김성국은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57킬로그램 페더급 은메달을 딴 뒤 올해는 한 체급 올린 라이트급으로 도전해서 역시 정상급 기량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내년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기 때문에, 베이징에서는 더 나은 성적이 기대됩니다.

이번 메달은 북한에 16년만의 세계선수권 메달을 안겨줬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1년 호주 시드니 대회에서 최철수와 리광식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후 메달이 없었지만, 이번에 김성국이 큰 일을 해냈습니다.

김성국은 대회 초반 오른팔 부상을 당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해서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준결승전에서도 1회에는 3대3으로 대등한 경기를 벌였지만, 2회에 상대 선수를 밀어낸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은 뒤 흔들리기 시작해서 결국 8점차 패배를 당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한편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페더급 금메달리스트로 이번에 김성국과 마찬가지로 체급을 올려 도전했던 러시아의 알렉세이 티치첸코도 결국 동메달에 머무르며, 김성국과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티치첸코는 당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2일 펼쳐진 준결승 전에서 영국의 개빈 프랭키에게 의외의 판정패를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프랭키는 여세를 몰아서 3일 결승전에서도 승리를 거두고 라이트급 금메달을 땄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러시아가 총 11개 체급 중 3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며 최강국다운 면모를 확인했습니다. 미국과 이탈리아도 2개의 금메달로 체면을 살렸습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시카고에 사는 한인들의 열띤 응원이 남북한 선수들에게 힘이 됐습니다. 한인들은 남북한 선수들의 예선 첫날 경기부터 김성국 선수의 준결승전 까지 매 경기 경기장에 나와서 통일기를 흔들며 응원을 펼쳤습니다.

또 대회가 끝난 후인 3일에는 남북한 선수들을 위한 만찬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선수단은 참석하지 않아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