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은 29일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중단하라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결의문은 중국 정부가 탈북자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고, 이들의 망명을 지원할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의회의 이런 고무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탈북자의 인권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법이 아닌 결의문으로 구속력이 없는 선언의 성격이 강한데다, 중국 정부가 요구를 거부한들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미국 의회는 올해 여러건의 인권관련 결의안과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지난 29일에는 중국 정부의 탈북자 인권 존중을 건의하는 결의문을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이 결의문은 중국 정부가 유엔 헌장에 따라 탈북자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강제북송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결의문 채택은 탈북자 인권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입니다. 미국의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가 한 목소리로 중국 정부의 탈북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인권 개선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는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미국 의회연구소(CRS)의 래리 닉시(Larry Niksch) 박사는 “이번 결의문 채택으로 탈북자 인권 개선을 요구해온 미국 의회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하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중국은 1990년대 이후 탈북자에 대한 강제북송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해왔고, 부시 행정부도 중국과의 대화에서 탈북자 인권보다는 북 핵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의문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말입니다.

닉시 박사는 이어 “이번 내용과 유사한 결의문이 의회에서 통과된 것은 2004년 이후 벌써 3번째”라면서, “하지만 결의문은 어디까지나 의회의 입장을 밝힌 것에 불과하며 설사 중국이 요구를 거부한들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하원에는 중국이 인권 탄압을 중단하지 않으면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 불참한다는 법안도 상정돼 있습니다. 이는 이번 결의문과 달리 ‘제재’의 성격을 띤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 하원 외교위에서 조차 다뤄지지 않고 있어서 채택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미국 북한자유연대의 수잔 숄티(Suzanne Sholte) 의장도 결의문 채택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이번 결의문은 미국 의회 차원에서 중국 내 탈북자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알리고, 또 개선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결의문 채택만으로 상황이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실질적으로 중국 정부를 변화시키려면 여러 나라의 의회와 인권단체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결의문을 공동발의한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연계해서 중국 정부에 대한 더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이스 의원은 “베이징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중국 정부는 국제 사회의 의견에 더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미국 의회의 결의문 채택으로 그치지 않고,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 의회와 연계해서 국제적인 차원의 압박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을 공동 발의한 왓슨 의원과 로이스 의원은 탈북자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소속으로, 최근 한국에서 열린 탈북자 인권 총회에도 참석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