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미국 영화계의 화제들을 살펴보는 '영화 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근삼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김근삼 입니다.

문: 워싱턴도 이제는 낙엽이 거리를 물들이고 본격적인 가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을 영화계에는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답: 10월의 마지막 주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문: 글쎄요...

답: 10월31일은 '할로윈'입니다. 사실 북한에 계신 청취자들은 '할로윈'이 뭔가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일텐데요. '할로윈'은 서양의 옛 축제에서 비롯된 명절인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깁니다. 미국에서는 이 날 주로 '귀신 분장'을 하고 파티를 벌이구요, 어린이들도 귀신이나 영화의 주인공 같은 모습으로 분장을 하고 이웃을 방문해서 초콜릿이나 사탕을 받죠. '할로윈'의 테마가 이렇게 귀신이나 유령이다 보니까 여기에 맞춰서 공포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문: 그리고보니까, 최근 텔레비전의 영화 채널에서 공포영화를 많이 방영하는 것 같네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영화 채널들은 10월 마지막 주를 맞아서 너도나도 공포영화 특집을 내보내고 있죠. 극장가도 마찬가지인데요, 지난주말 박스오피스를 보면 공포영화인 '30 Days of Night'이 흥행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이번주말에도 할로윈 특수를 노리고 공포영화 시리즈인 'Saw' 4편과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란 영화가 개봉합니다. 또 올해 미국에서는 공포와 환상을 주제로 한 '스크림' 영화제가 대대적으로 열리기도 했죠.

문: 할로윈과 공포영화, 궁합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저도 가끔 공포영화를 보지만 사실 보면서 후회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일 수록 더 많은 공포를 주고, 공포가 심하면 가끔은 불쾌한 기분으로까지 번지자잖아요. 너무 무서운 장면에서는 눈을 감기도 하구요. 이런 공포영화가 왜 꾸준히 인기를 끄는 걸까요?

답: 사실 공포가 유쾌한 감정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죠. 하지만 일상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긴장감, 또 공포를 통해서 극한의 흥분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공포영화만의 독특한 매력입니다. 또 공포영화는 귀신이나 유령, 혹은 초자연적인 현상처럼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소재를 다루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다른 영화에 비해서 관객의 상상력을 더 많이 자극한다는 점도 특징이죠. 그래서 공포영화는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죠.

물론 북한에서는 공포영화를 만나기가 어렵지만, 한국에서는 공포와 환상을 주제로 한 영화가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납량물’이라고 해서 여름 밤에 공포영화를 많이 보죠. 오싹한 공포를 통해 더위를 잊을 수 있으니까요. 일본은 세계적인 공포영화의 강국입니다.

문: 요즘 공포영화를 보면 과거와는 달리 형식이나 주제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답: 맞습니다. 공포영화 초기에는 주로 전설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존재를 다루는 영화가 많았죠. 미국에서는 사람의 피를 먹는 드라큘라가 유명하구요. 한국에는 사람의 간을 빼먹는 꼬리 아홉달린 여우 '구미호'가 있구요.

하지만  공포영화의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살인마나 범죄자, 혹은 이런 무시무시한 대상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밀폐된 공간이나 악몽처럼 공포를 느끼는 상황 소재로한 공포영화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가 공포영화의 고전으로 불리우는데요. 여기는 귀신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흑백영화라서 붉은 피가 난무한다거나 하는 끔찍한 장면도 없구요.

하지만 다중인격의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살인범의 이야기를 관찰자의 관점에서 풀어가면서 영화의 마지막 장면까지 관객의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들구요, 이야기의 결말도 예측하기가 힘들죠. 그래서 고전영화의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문: 저도 무작정 잔인한 장면이 난무하는 영화 보다는 잘 짜여진 상황을 통해서 관객의 심리를 공포로 몰아가는 영화를 더 좋아합니다.

답: 네.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 중에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번득이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개봉했던 ‘Sixth Sense’와 ‘The Others’는 관객과 같은 관점에서 공포를 경험하던 주인공이 알고보니 귀신이었다는 기막힌 반전으로 인기를 끌었죠.

다음 주 수요일이 할로윈이군요. 오랜만에 공포영화의 매력에 한 번 빠져봐야겠습니다. 김근삼 기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