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오늘,  31일 북 핵 6자회담의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양자회동을 갖고 핵 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등 북 핵 2단계 합의 이행방안을 논의합니다.  힐 차관보는 특히 김 부상을 상대로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에 대해 강하게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오늘 오전 베이징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김계관 부상과 만나 북한 핵 시설 불능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30일 베이징의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불능화 시한인 연말까지 2개월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추가 협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중국 방문 목적을 설명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김 부상과의 회동에서 북한 핵 시설 불능화 이행 팀의 활동계획을 설명하고, 미국 정부가 취할 상응조치인 테러지원국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목록과 차기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 일정, 미국 달러화 위조지폐 제조 문제 등 금융 현안을 다루기 위한 북-미 간 실무회의 개최 문제도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힐 차관보와의 회동을 앞두고 김계관 부상도 30일 오전 베이징의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북-미 양자회동은 영변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핵 연료봉 제조공장 등 북한 내 3개 핵 시설에 대한 불능화를 이행할 실무팀이 11월 1일 북한에 입국하기에 앞서 열리는 것입니다. 힐 차관보는 불능화 이행팀이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전체회의를 열어 불능화 방법을 채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해서는 수 주일 내에 관련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핵 신고 시한인 연말이 될 때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빨리 신고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과 6자회담 참여국들 사이에 신고목록이 여러 차례 교환될 것이고, 이와 관련한 협상에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힐 차관보는 김 부상과의 회동에서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에 대해 추궁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항상 북한에 핵 비확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혀 이 문제가 다뤄질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의 숀 맥코맥 대변인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북-미 양자회담에서 “힐 차관보가 핵 비확산 문제는 모든 북한 핵 프로그램의 폐기를 협의하는 6자회담의 일부라는 점을 거듭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특히 북한 핵 프로그램 폐기에는 북한 밖에서의 일체의 활동도 포함된다고 밝혀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 문제가 논의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최근 북한-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6자회담에서 이 문제를 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돼왔습니다.

한편 북한의 우라늄 농축 계획과 관련해 힐 차관보는 이 문제가 북 핵 해결 과정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계획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 북한과 미국 양자가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연말께 성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힐 차관보는 중국으로 떠나기 전인 29일 미국 일리노이주 록포드에서 강연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우라늄 농축을 위해 조달됐을 가능성이 있는 자재와 기재 등에 대해서는 “북한의 설명을 듣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베이징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다음달 1일과 2일 한국과 일본을 각각 방문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