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의 핵 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이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되는 등 6자회담 합의 이행이 순조롭게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미국 내 보수파와 일본 정부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24일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6자회담이 북한의 핵 확산 우려를 다룰 최선의 장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4일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핵 문제 해결 방안을 거듭 적극 옹호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최근 불거진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을 문제 삼으면서 북한과의 핵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6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6자회담이야 말로 북한의 핵 확산 우려를 다룰 최선의 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이제 마침내 북한의 핵 계획에 대해 뭔가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됐다"며 "현재의 상황을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라이스 장관과 국무부가  국가안보 보다 부시 대통령 임기 중 외교적 성과를 얻어내는 일을 앞세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의회 내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 전직 행정부 관리들은 최근 언론이 잇따라 보도하고 있는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에 대해 우려하면서, 부시 행정부가 대북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비밀로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서 공화당 소속 톰 탄크레도 의원은 "만일 북한이 시리아에 무기나 핵 물질을 제공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 해도 행정부가 이를 문제 삼을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대북 협상에 채찍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추궁했습니다.

특히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에 대해 행정부의 대외비 설명을 받았던 외교위원회의 공화당 측 간사인 일레나 로스-래티넨 의원은, "더 많은 의원들이 관련 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현재 진행 중인 북한과의 합의에 대해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당근 뿐아니라 채찍도 사용하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든 시리아든 핵 확산을 할 경우 이는 심각한 우려사안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과 시리아 간의 핵 협력 의혹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의 부시 행정부 방침을 고수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부시 행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공화당 소속 의원들 뿐아니라 일부 강경파 행정부 관리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높아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시리아의 핵 의혹 시설에 대한 정보에 접한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시리아의 핵 개발을 도왔을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도 그들이 핵을 폐기하겠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북한과 악수하는 데 대해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협상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로부터도 점차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특별보좌관인 나카야마 교코 씨는 25일 "미국 정부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철저히 외면한 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경우, 일본과 미국 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NHK 방송'은 일본 정부 안에서 최근 미국이 올해 안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는 25일 이스라엘이 지난달 초 공습한 시리아 내 시설물이 북한 영변의 핵 시설과 유사한 핵 원자로임을 시사하는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을 둘러싼 미국 내 논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