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일선에서 담당했던 전직 관료들이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관계의 급작스런 진전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습니다.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특히 미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역시 성급한 전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 내용을,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북한 정부와 곧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북-미 관계가 정상화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지난 4월 사임한 빅터 차 전 보좌관은 이 날 미국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북한과의 협상-교훈과 도전과제'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과의 평화조약 체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수순은 '시작'은 됐을지언정 곧 종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북한의 조건 없는 완전한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평화조약 체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가 마무리 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부시 행정부가 갑자기 북한에 대해 포괄적으로 낙관적인 견해를 갖게 된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또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에 대해 북한이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시리아와의 핵 협력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그러나 이로 인해 6자회담 종료를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오히려 6자회담에서 이 사안을 논의해 문제를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또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갑자기 바뀌었다는 일각의 비판과 관련해, 사람들은 전술적 변화를 전략의 변화나 일관성 부족이라고 생각한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대북 정책 변화에 있어 철저히 평화외교, 다자 협상, 북한의 의도 우선 파악 등의 세 가지 원칙을 고수해 왔다는 것입니다. 이 원칙 하에 첫번째로 쓴 대북 강경책이 실패했기 때문에 현재의 정책으로 바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빅터 차 보좌관은 또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은행 문제 해결 과정 등을 예로 들며, 부시 행정부는 현재 북한에 정치적 의지와 인내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990년대 북 핵 1차 위기 당시 북한과의 제네바 협상에 미국 대표로 참가했던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 역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위트 전 담당관은 최근 북한과의 협상 내용을 볼 때 북한이 비핵화를 수행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새로운 무기체계 등으로 인해 현 시점에서의 낡은 핵 시설 폐쇄는 그보다 얻는 게 많은 이상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트 전 담당관은 협정문서에 쓰여져 있다고 일이 되는 게 아니라 실제 이행이 돼야 결국 성사되는 것이라며, 섣부른 낙관적 전망을 경계했습니다.

위트 전 담당관은 북 핵 문제 타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협정이 이행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재정은 물론 정치적 투자를 하고, 새로운 다자안보기구 등 제도와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특히 위트 전 담당관은 6자회담의 정치적인 면을 간과해선 안된다며 미국 정부는 정치적인 면에서 북한을 확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대북 제재 완화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이 북한에 매우 중요하며, 미국 정부는 이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위트 전 북한 담당관은 또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클린턴 행정부가 8년 간 배운 것을 현 정부가 이용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1991년부터 1999년까지 15 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위트 전 담당관은 자신과 협상했던 북한 당국자들이 지금도 부시 행정부와 협상을 하고 있다며, 전임 클린턴 정부가 얻은 대북 전술과 전략적 교훈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행정부 1기 때 대북 협상을 담당했던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 관한 모든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년 전에는 불가능했지만 현재 한국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켈리 전 차관보는 또 북한과 협상할 때는 제대로 메시지를 알아들었는지 반드시 번역한 한글로 모든 것을 문서화해야 한다는 등의 실무적인 협상 기술도 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