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기구 가입을 위한 지금까지 북한의 노력에 대해 유미정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유미정 기자, 지금 어떤 국제금융기구들에 북한의 가입 가능성 여부가 거론되고 있습니까?

답: 네, 미국 워싱턴에서 현재 연례 총회를 열고 있는  국제통화기금 IMF와 세계은행 World Bank가 있구요, 그밖에 아시아개발은행 ADB와 국제부흥개발은행 IBRD 등이 있습니다. IMF는 지난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한국 정부에 긴급금융을 제공한 기구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 세계은행과 ADB는 모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금융시장의 통합과 저개발국가들의 개발 지원을 목적으로 생겨난 협력체들입니다.

세계은행이 경제개발과 빈곤퇴치 등 개발도상국들이 직면한 전반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ADB와 같은 지역개발은행은 아시아 등 해당 지역 특성에 맞는 특정사업을 주로 지원한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또 IBRD는 본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으로 황폐화된 나라들의 재건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빈곤국 구제 등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문: 네, 그런데 북한은 그 가운데서 아시아개발은행, ADB에 그동안 여러 번 가입 신청을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이 ADB에 처음으로 가입의사를 표시했던 것은 14년 전인 1993년 3월입니다. 북한은 이어 4년 후인 1997년에도는 ADB 사무국에 정식 가입희망서를 접수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지난 2000년 8월에 ADB 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지만 모두 거절됐습니다.    

문: 북한의 ADB  가입 요청이 세 차례나 거절됐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간단히 말해서 미국과 일본의 반대 때문이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13.1%의 지분을 갖고 있는 ADB의 양대 대주주로 ADB 정책 결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자국법에 따라 북한과 같은 테러지원국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에 대해서는 무조건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돼 있는 것이죠.

일본도 1970년대와 '80년대 초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문제를 이유로 북한의 ADB 가입을 반대해왔습니다. 특히 2000년 이후에는 미사일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북한의 ADB 가입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습니다. 

문: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북한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ADB 가입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2001년 3월에도 당시 한성렬 외무성 부국장이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해 IMF와IBRD 관계자들을 면담하면서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2001년 4월에 북한이 ADB 연차 총회에 옵서버, 즉 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조차 거부하는 등 완강한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특히 ADB는 특정국가가 회원국 가입 신청을 공식적으로 제출한 경우 통상적으로 총회 옵서버 참가를 허용해왔고, 한국 정부도 북한의 참석을 희망해 왔던 터라, 당시 미국의 이러한 입장은 새로 출범한 부시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적대정책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세계은행의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북한이 세계은행에 공식적으로 가입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습니까?

답: 세계은행도 ADB 등 다른 국제금융기구와 비슷한 실정입니다. 북한은 1998년 2월 세계은행 측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비공식적으로 국제금융연구소(Economic Research Institute for International Finance)를 설립하는데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었습니다.

아울러  세계은행도 북한경제에 대한 종합보고서 작성을 북한 측에 제안했고, 북한이 이를 수용할 경우에 대비해 북한경제에 대한 기초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때 세계은행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회장 아래 북한 담당을 따로 두기도 했었는데요, 지금은 이 업무가 중국사무소에 넘어간 상태입니다.

결국 세계은행도 다른 국제금융기구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회원국으로 가입돼야만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세계은행 기금 출연에 있어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발언권이 막강한 미국이 지금까지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 적성국 교역법 등의 이유로 가입을 차단해 온 것입니다.    

문: 그러면 한국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 한국은 북한의 경제회생과 개발지원을 위해서 북한의 국제기구 가입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5월  사흘 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당시 한국의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5명은 북한이 세계은행과 IMF 회원 가입 신청을 다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권오규 경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어제, 22일 이 곳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 연례 총회에서 두 국제금융기구는 북한의 가입에 대비해 사전준비작업에 착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권 부총리는 " 6자회담과 남북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국제사회로 편입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언젠가 북한이 회원국의 환영 하에 브레튼우즈 체제에 가입하는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권 부총리는 이어 "지금은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편입하기 위한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원과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면서 "북한의 가입 이전이라도 IMF와 세계은행이 사전준비작업을 해야 하며, 회원국들의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해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적극 지지했습니다.

네, 최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 맞춰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이 조만간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