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 시간에 북한 핵 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이 다음달 1일부터 미국 정부 기술팀 주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한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불능화 수준에서 일부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핵무기 폐기 단계로 넘어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박세경 기자가 전합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김연철 교수는 비핵화로 가는 과정 중 중요한 것은 핵무기 폐기 단계로 빨리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비록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중간 수준의 불능화 작업이지만 핵무기 폐기 단계로 넘어 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핵무기 폐기단계로 얼마만큼 빨리 넘어가느냐 라는 문제인데 그런 차원에서 보면 불능화를 거쳐서 현재와 같이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생각이 들구요. 결국에는 2008년 들어가서 남아 있는 핵물질과 핵무기를 폐기를 어떤 식으로 협상하느냐 그게 중요한 게 아니겠습니까”

김 교수는 이번 불능화는 높은 수준이 아니고 북한 입장으로서는 테러지원국 해제 등의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북한이 불능화에 잘 협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테러지원국 해제나 적성국교역법 같은 적대적인 정책 변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지원도 마찬가지구요 이 정도의 불능화는 북한으로서도 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의 국책기관인 외교안보연구원의 윤덕민 교수는 불능화 작업 착수로 북한의 핵 활동을 동결시켜 중단기적으로 협상을 끌어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이런 의미에서 북핵 문제가 다시 1994년 ‘제네바합의’ 당시의 출발점에 선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불능화 단계는 처음부터 완벽한 핵 폐기를 의미하는 것은 처음부터 아니었구요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니까요. 일단은 북한의 핵 시설을 폐쇄하고 불능화해 어떤 의미에서 출발점으로, 다시 94년의 제네바합의의 출발점에 섰는데”

하지만 윤 교수는 북한은 제네바합의를 이끌어 낸 94년의 경우와는 달리 현재의 2차 핵 협상에서는 이미 핵실험을 마친 상태로서 1차보다는 훨씬 유리한 대미협상력을 갖추게 됐다며 불능화라는 의미 있는 진전을 통해서 새로운 단계인 핵 폐기까지 나갈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94년과는 달리 이미 핵실험도 했고 핵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또 상당량의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있기 때문에 94년에 비해서는 훨씬 북한이 유리한 위치에 있겠죠 협상력에 있어서는. 그러나 하여튼 핵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우리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볼 수 있고 이 토대를 가지고 아까 말씀 드린 핵무기라든지 그런 모든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는 새로운 단계로 전진해 나가야겠죠 말하자면 불능화 이후의 단계를 우리가 진전해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 그게 중요한 과제가 되겠죠”

세종연구소 홍현익 연구위원은 미북 간에 신뢰가 조성돼 있지 않아 현시점에서 북한만이 일방적으로 핵시설을 불능화하기란 아직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완벽한 불능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 몇 달을 더 지연시키기보다는 차라리 불안정한 불능화라도 일단 진전시키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이 홍 연구위원의 진단입니다.

“그렇게 지연시키는 것보다는 차라리 빨리 불안정한 불능화라도 일단 진전을 해나가면서 추후에 불능화가 되면 마지막 남은 플루토늄과 핵 폐기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더 현명하다 그런 현실적인 판단에서 그렇게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홍 연구위원은 현재의 추진중인 있는 불능화가 비록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북한 핵시설을 1년쯤 재가동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불능화 작업을 다음달에 시작한다면 연말까지는 미북 간에 약속한 불능화 단계까지 충분히 이행될 수 있으나 이 과정 중에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등 일련의 성의 있는 조치들이 뒤따라야만 진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재가동 불능화 상태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9개월에서 1년 정도로 재가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그런 상태로 만들기 위한 불능화 작업은 11월 초부터 시작해서 연말까지 되리라고 봅니다. 단지 그 과정 중에서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이런 과정을 해주어야만 연말까지 완전한 서로 약속한 불능화 단계까지 이행되리라 봅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백진현 교수는 이번 불능화 작업의 수준에 있어 당초의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지적이 일각에 있지만 6자회담에서의 2.13 합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하고 불능화 단계를 넘어 향후 본질적인 북핵의 완전폐기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사실 이것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13합의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는 일단 긍정적인 측면이 있구요. 그리고 불능화도 물론 중요한 단계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단계가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 불능화의 수준을 가지고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고 그 다음 단계, 불능화 단계보다도 훨씬 본질적이고 어려운 핵 시설의 폐기와 핵프로그램 핵물질 완전 폐기라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정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연구위원은 미국의 강경파들이 좀더 일찍 클린턴 전 행정부처럼 대북한 유화정책으로 선회했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의 책임론을 강조하면서 미북관계는 아직은 단계적으로 조금씩 진전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네오콘과 강경파들이 지금처럼 클린턴 방식으로 진즉 돌아 왔다면 북한이 핵실험까지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예요. 그리고 저렇게 복잡하게 되는 것 그렇게 안해도 되는 것 아니예요. 결국 이런 상황에서 지금 현재 이루어 내는 것만도 그것도 초기조치로서 단계적으로 갈 수 밖에 없는데 우선 우리가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이루어 낼 수 있나요 그건 아직도 상호 주고받기라는 것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