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19일 실시되는 한국의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주요 정당들이 속속 후보를 확정짓고 있습니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일치감치 대선 후보로 확정했고, 범여권 최대 정파인 대통합민주신당은 15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후보로, 민주당은 16일 이인제 전 의원을 후보로 선출했습니다. 서지현 기자와 이명박, 정동영 후보 등 한국 대선주자들의 대북 정책을 살펴봅니다.

문: 서지현 기자. 먼저 정동영 후보의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네. 정동영 후보는 15일, 어제 서울에서 열린 대통합 국민신당 대통령 후보자 지명대회에서 지역선거인단 투표와 휴대전화 투표,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유효 투표수 49만5천9백11표 가운데 21만6천9백84표, 43.8%를 얻어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손학규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각각 34.0%, 22.2%의 지지를 얻어 2, 3위를 차지했습니다. 열린우리당 당의장을 두 차례 지내면서 닦은 정 후보의 탄탄한 조직력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입니다. 

문: 정동영 후보의 이력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통일부 장관직인데요. 언제 정계에 입문했습니까. 정 후보는 원래 방송기자 출신이죠?

답: 네. 정 후보는 지난 1978년부터 1995년까지 18년 간 한국 '문화방송'에서 기자를 하고, 또 뉴스 진행자, 즉 앵커를 한 이력으로, 한국에서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대중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정 후보는 이후 1996년,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전국 최대득표의 기록을 세울 정도로 승승장구 했습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초대 의장으로 선출된 뒤 이른바 노인 폄하 발언으로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직을 사퇴했지만 그 해 7월, 통일부 장관으로 입각합니다.

정 후보는 2005년 6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했습니다. 장관 재임 시절, 북 핵 위기를 비교적 잘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문: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던 만큼 정 후보는 여러 분야 가운데 특히 대북 정책에 공을 들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정동영 후보의 장관 시절 가장 큰 성과는 개성공단 건설 현실화인데요, 이번 경선 구호가 '개성동영'일 정도로, 정 후보 스스로도 유세 때마다 자신의 통일부 장관 시절 업적으로 개성공단을 가장 많이 강조했습니다.

15일 수락연설을 들어보면 정동영 후보가 대북 정책에 얼마나 큰 역점을 두는지, 또 그것을 자신의 이미지로 얼마나 부각시키려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정동영: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 데 있어 블루오션은 북한입니다. 허허벌판에 철조망을 뚫고 개성공단을 만들어낸 추진력으로 남북경협 시대를 활짝 열어내겠습니다.

정 후보는 또 어제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적통성을 갖고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대북 정책에 대한 정 후보의 생각을 단박에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정 후보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을 계승하면서 남북 경제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공약 아래 제2, 제3의 개성공단, 대륙철도, 개성과 해주, 인천을 잇는 삼각 자유경제지역 등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아무래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 국민신당 정동영 후보가 가장 큰 정책적 차이를 보이는 분야가 바로 대북 정책일 것 같은데요.

답: 네. 정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냉전세대이자 '과거'로, 자신은 평화세대이자 '미래'로 규정하는 등 정 반대의 이미지 구축에 힘 쓰는 모습인데요. 15일 수락연설에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들어보시죠.

정동영: 전쟁이 끝나고 휴전협정이 맺어지던 날 1953년 태어난 제가 평화협정 체제로 바꾸는 역사적 과업을 이뤄내고 싶은 꿈이 있다고 보답합니다. 여러분!

이같은 상대 진영의 전략에 이명박 후보도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북한 출신 실향민들의 대표기관인 이북5도청을 방문해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남북 문제에 있어서는 함께 잘 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분법적 접근을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명박: 이 대한민국에서 누가 평화세대고, 누가 경제세대이고, 누가 전쟁세대고, 이런 것은 다 의미 없는 정치공작입니다.

문: 그런데 이명박 후보도 대북 정책에 있어 남북 경제공동체 구상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언뜻 용어는 비슷해 보이는데요.

답: 네. 외형은 비슷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는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9월9일 이명박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들어보시죠.

이명박: 확고한 안보와 실용적 대북 관계로 신한반도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신동북아 경제공동체를 구축해야 합니다.

들으신대로 '안보'가 대북 정책에 있어 첫 번째로 거론될 정도로, 이 후보는 북한의 비핵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의 대북 정책은 '신한반도 구상'으로 집약되는데요. 북한이 본격적인 핵 폐기에 진입하면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협의체'를 설치하고 경제, 교육, 재정, 사회기반시설, 복지 등 5대 분야 분과위를 구성해 4백억 달러 규모의 국제 협력자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문: 아무래도 이번 한국의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는 대북 정책 노선을 둘러싼 공방에 가장 크게 관심이 집중될 것 같은데요.

답: 네. 하지만 이명박, 정동영, 두 사람만의 구도로 예측하기에는 아직 좀 이른 감이 있습니다.

정 후보와 가칭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예비후보, 또 16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인제 후보 간의 후보단일화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도 독자행보를 계속하고 있고, 이밖에 이수성 전 총리와 정근모 전 과기처 장관, 장성민 전 의원 등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군소후보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대선을 두 달여 앞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지지율 50%를 넘나드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두 달 간의 선거과정에서 후보별 정책 차이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또 다른 정치적 돌발 변수가 언제, 어떤 식으로 튀어나올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