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북한 태권도시범단이 어제 (14일) 애틀랜타 공연을 끝으로 미국 5개 도시에서의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이번 미국 방문은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한 민간 교류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요, 시범단의 일원으로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을 돌아본 북한 선수들이나, 또 북한 태권도의 진면목을 관람한 미국 관객들에게도 모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오늘은 북한 태권도시범단을 동행취재했던 김근삼 기자와 함께 미국 방문의 뒷얘기들을 들어보겠습니다.

문: 시범 공연이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 시범단은 지난 4일 미국에 입국했는데요, 6일 로스엔젤레스를 시작으로 어제 애틀랜타까지 5개 도시에서의 시범공연을 모두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열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미국을 가로지르는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매우 수준높은 기량을 보여줬구요, 가는 곳마다 객석을 가득 매운 미국인들의 반응도 매우 뜨거웠습니다.

어제 마지막 시범공연이 벌어진 애틀랜타 귀넷 센터(Gwinnett Center)에서도 3천석의 객석이 꽉차서, 서서 관람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공연에 대한 반응도 매우 좋았구요, 또 공연이 끝난 후에는 수백명의 관객이 남아서 북한 선수들의 사인을 받고, 함께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문: 북한 선수들이 수준 높은 태권도를 보여줬고, 또 미국 관객들도 이들에게 큰 성원을 보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방문이 아니었나 싶군요?

답: 그렇습니다. 제가 공연장에서 만난 미국인들은 열이면 열 북한 시범단의 공연에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도 교육과 건강을 위한 사회체육으로 태권도가 많이 보급돼 있는데요, 이번 시범공연을 통해 ‘이렇게 높은 수준의 태권도도 있음을 처음 느꼈다’는 것이죠. 또 모두들 북한 시범단의 미국 방문이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희망하고 있었습니다.

문: 북한 시범단은 대부분 미국을 처음 경험했을텐데요,  이들이 미국을 어떻게 느꼈는지도 궁금합니다.

답: 이번에 미국을 찾은 시범단은 모두 18명이었는데요, 배능만 조선태권도협회 부위원장이 시범단을 이끌었습니다. 이 중에 시범에 직접 참가한 인원은 원용남 감독을 포함해서 13명이었는데요, 선수는 남자가 10명, 여자가 2명이었습니다. 연령은 16살에서 29살까지 다양한 편이었구요, 북한 각지에서 선발됐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선수들은 모두 이번에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북한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미국을 적으로만 배웠을텐데요, 이번에 직접 미국인들을 만나고 미국 곳곳을 돌아보면서 새로운 점들을 많이 느꼈습니다.

문: 주로 어떤 점들이 이들에게 새로웠을까요?

답: 네 우선 미국 내 한인은 물론이고 일반 미국인들의 따뜻한 환대에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미국에는 2백만에 가까운 한인이 살고 있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도 많죠. 그래서 북한시범단이 가는 곳마다 공연장에 한인들이 나와서 응원을 했구요, 또 공연이 끝난 후에는 집으로 초대해서 한국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또 미국의 일반 태권도인들도 곳곳에서 이들의 공연을 도왔습니다.

북한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철저하게 미국을 악마 같은 존재로 배웠는데, 막상 미국에 와서 직접 만나 보니까 미국인들은 따뜻한 모습이었고 또 북한을 적으로 느끼는 사람도 거의 없다는 점이 이들에게 새로웠을 겁니다.

문: 미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점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답: 네. 우선 북한시범단은 비행기도 타고, 또 때로는 8시간씩 자동차로 이동을 하면서 미국을 횡단했는데요. ‘참 미국이 넓긴 넓습니다’라고 말하는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미국의 면적은 북한의 80배가 넘죠.

북한시범단은 미국의 도시와 농촌을 모두 둘러봤는데요, 그러면서 북한과는 다른 자본주의 경제와 사회를 경험했습니다. 아이오와 주에서는 미국의 한 농장을 방문했는데요, 2백80에이커, 그러니까 북한 식으로는 1백 정보가 넘는 큰 농장을 국가가 아닌 한 가정이 소유한다는 점에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이 넓은 농장을 가족 5명이 첨단기계로 관리한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랐구요.

또 ‘농장에서 생산한 곡물은 국가에 조금도 바치지 않고 개인이 전부 갖는다’는 농장 주인의 설명에 의아해하는 선수들도 많았습니다.

문: 자본주의 사회를 경험하지 못한 북한 선수들에게는 농장에서 재배한 곡식을 개인이 모두 갖는다는 것이 새로웠겠죠.

답:  반대로 북한에서도 이제 부분적으로나마 시장경제에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집을 방문하거나 자동차를 보면 그 가격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미국 사람들은 한 달에 얼마나 돈을 버는지, 어떻게 차와 집을 사는지 묻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미국을 여행하면서 좋은 점만 있지는 않았는데요, 일부 선수들은 빵과 고기 위주의 미국 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아서 고생하기도 했습니다. 평양의 시원한 동태국이 그립다면서 입맛을 다지던 한 선수가 생각나네요.

문: 북한시범단이 이번 방문을 통해 미국의 사회와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가 된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북한 선수들이 점점 미국식 예절에도 익숙해지는 모습이었는데요. 처음과 달리 나중에는 뒤따라오는 사람을 위해서 문도 잡아주고, 또 엘리베이터에서도 기다려 주는 등 점점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이었습니다.

문: 시범단의 공식 일정은 이제 모두 끝났을 텐데요,  북한으로는 언제 돌아갑니까?

답: 네, 14일 애틀랜타 공연으로 시범공연은 모두 끝났구요 오늘(15일)과 내일은 애틀랜타에서 코카콜라 본사 등을 돌아보고 17일 시카고에서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번 시범방문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미국인들의 많은 환영도 받았구요. 북한의 배능만 단장도 앞으로 미국의 초청만 있다면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또 미국의 태권도 관계자들도 뉴욕이나 시카고 처럼 이번에 공연을 펼치지 못한 다른 도시들을 중심으로 내년에 2차 시범방문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아무쪼록 북-미 관계가 나아지고, 시범방문도 정례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