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1일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합의를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또 북한 군부도 특별지대 합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정세현 전 장관의 강연 내용을 최원기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이달 초 열린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는 남북한이 경제협력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는 선순환적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또 북한 군부도 이번 서해 평화지대 구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서해 평화지대 구상이 제기되자 즉석에서 군부 대표를 불러 견해를 들은 후 이 계획을 승인했다는 것입니다.

북한 핵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에서 논의됐다는 지적에 대해 정세현 전 장관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핵 문제를 제기하자,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정상회담 장소로 직접 불러 함께 설명을 듣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정 전 장관은 또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과거에 비해 노쇠한 것은 사실이지만 집무를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김 위원장이 수해 복구 등으로 인해 피곤해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또 북한 측이 정상회담 첫째 날 이념 공세를 펼쳐 회담이 진전되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에 따르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당국자들은 회담 첫 날  ‘남측은 왜 민족을 중시하지 않느냐’’주한미군을 철수해라’고 일제히 이념공세를 펼쳤습니다. 이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첫 날 오전회의를 마치고 ‘북측과 대화를 하는 데 벽을 느꼈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둘째 날부터 분위기가 바뀌어 남북한은 10개항에 걸친 남북공동선언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정 전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최근 태권도시범단을 미국에 보내고 뉴욕 필하모니를 평양으로 초청한 것은 북한이 미국에 보내는 관계개선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970년대 초 중국이 핑퐁 외교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했던 것처럼 북한도 태권도 팀을 보내 미국과 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 전 장관이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설명한 이날 강연회에는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와 미국 국무부 당국자, 언론인 등 2백여명이 참석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