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이번 주 중 뉴욕에서 실무급 접촉을 갖고 관계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고, 북 핵 불능화를 위한 미국 전문가 팀이 11일 평양에 들어가는 등, 북미 관계를 둘러싼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 핵 6자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이 핵 문제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임기 내에 해결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핵 포기 대가로 금전적 지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9일, 미국과 북한의 실무급 당국자들이 이번 주 내에 뉴욕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번 접촉에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문제와 북한이 국제금융 체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 그리고 양국 간 문화 교류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의 대나 페리노 대변인은 9일, 북한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기를 원한다면 핵 시설 불능화와 모든 핵 활동과 핵 무기에 대한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 등 6자회담 비핵화 2단계 합의의 의무사항들을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의 핵 전문가 팀이 10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11일 평양행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9일, 미 전문가 팀은 북한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다른 전문가 팀이 도착할 때까지 약 1주일 간 북한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임기 내에 핵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 본부장은 10일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한은 미국이 외교를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모습을 누그러뜨리는 지금 같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2009년 초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핵 문제와 관련한 모든 문제를 마무리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천 본부장은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금전적 지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 본부장은 핵 무기 또는 핵 프로그램을 돈으로 살 수는 없다면서, 북한이 미국의 위협을 느끼는 한 북 핵 문제 해결의 열쇠는 물질적 보상이 아니라 바로 정치적 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천 본부장은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조약, 그리고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을 통한 미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이라고 말했습니다.

천 본부장은 북한 핵 시설 불능화는 최종적인 목표가 아니라 다음 단계인 실질적인 비핵화로 나가기 위한 하나의 단계일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지금까지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 본부장은

실질적인 목표는 충분한 신뢰를 조성함으로써 북한이 모든 것을 폐기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독일을 방문 중인 송민순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은 9일 독일 외교협회 연설에서, 한국은 장기적으로 북한과의 통일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남북통일은 독일의 경우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 장관은 한국은 남북통일에 대비한 비상계획들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세계 냉전의 마지막 장벽을 허무는 데는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송 장관은 아직도 남북한은 실질적인 대화와 협력의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은 동독과 서독의 1970년대 말 상황과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동서독이 하나로 통일된 것은 그로부터 10년 이상이 지난 1990년이었습니다.

송 장관은 남북통일을 위한 핵심적인 조치로 남북 간의 신뢰회복 뿐 아니라 이웃나라들의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송 장관은 남북통일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임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지불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