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상이 이번에 합의한 경제협력 사업 추진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의 조달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민간기업 위주 사업으로,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2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원 조달 방안은 물론 이후 사업 추진에 있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이번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에 있어 소요될 비용 문제에 대해 명료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나는 비용이 크게 드는 것이 없을 거라고 봤는데 비용 문제도 거론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비용이 얼마만한 기간에 얼마만큼 소요하게 될 것인지 이런 문제들을 명료하게 매듭을 지어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야당인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 등이 이번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에 최대 30조~50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며, 이른바 '제2의 퍼주기'라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비용 문제를 거론한 뒤, 이번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이 차기 정권에서 흐지부지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다음 정부와의 관계에서도 로드맵을 명료하게 만들어 이행하는 데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나아가서는 흐지부지 되는 일이 없도록 정리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5일 기자회견에서 한강 하구 공동 이용, 경제특구 확대 등은 대부분 민간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이는 투자금이 회수되는 구조여서 실제 투입될 정부 재정자금은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 역시 정례브리핑에서 기업들이 투자적 관점에서 이익이 있다고 볼 때 접근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따라서 국가적으로 심각한 재정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천 대변인은 신의주, 개성 간 철도와 평양, 개성 간 고속도로 개보수 부분과 관련해 비용이 들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고속도로가 개보수되고 철도길이 뚫리면 북한의 이익은 둘째로, 한국의 물류나 경제권이 동북아로 확대되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현대경제연구원은 '2007 남북 정상 선언의 경제적 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에 합의된 경협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할 경우, 소요 자금이 최대 1백12억 달러, 즉 10조 2천 6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분야별로는 해주 특구 개발에 가장 많은 46억 달러, 개성공업지구 2단계 개발에 25억 달러, 개성과 신의주 간 철도 개보수에 15억 달러 등입니다.

이와 관련해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사업 추진에 앞서 구체적인 비용을 먼저 산출하는 것은 아직 때가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동용승 연구원: “비용에 맞춰 사업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사업의 성격에 따라 비용을 줄일 수도, 늘릴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비용을 얘기하기에 좀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특히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의 경우, 이번 경협 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이지만 비용 측면을 따지기에 앞서 실현성에 있어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용승 연구원: “군사적 측면의 긴장완화와 남북한 경제협력을 한꺼번에 모은 종합적 컨텐츠라고 볼 수가 있어요. 새로운 개념이니까 주목이 되는데 실현성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남북 경협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모두 1천4백29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가운데 북한 측은 개성공단과 해주 경제특구, 사회간접투자 등의 효과로 1천3백81억 달러의 효용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고, 한국 측은 개성공단 개발 부문의 투자 유발 효과를 비롯해 산업별 효과가 4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