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적인 관현악단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장이 내년 초 평양 공연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4일 북한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이와 동시에 북한의 태권도시범단 18명이 미국 내 공연을 위해 4일 오후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습니다. 오랜 적대국인 미국과 북한 간의 이같은 민간교류는 북한 핵 시설의 불능화를 위한 6자회담 2단계 합의가 타결되는 등 미-북 관계 전반에 뚜렷한 해빙의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윤국한 기자가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세계적인 관현악단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자린 메타 단장과 홍보 담당자인 에릭 라츠키 씨가 북한측 관계자들과 평양 공연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4일 방북길에 나섰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번 평양 방문 중 구체적인 공연 일정과 장소, 단원들이 머물게 될 숙소 등에 대해 북한 당국자들과 협의할 예정입니다.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은 내년 2월 7일부터 25일까지로 예정돼 있는 중국 공연 직후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 오케스트라의 자린 메타 단장은 "만일 공연이 미국과 북한 간 관계정상화와 관련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일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데 도움이 된다면 이는 세계를 위해 정말 놀라운 일" 이라며 "뉴욕 필하모닉이 평양 공연은 다소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은 지난 여름 6자회담의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에게 처음 제안했습니다.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김 부상의 제안이 있은 뒤 지난 9월 뉴욕 필하모닉 관계자들과 만나 평양 공연을 적극 권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의 홍보 담당자인 라츠키 씨는 "힐 차관보가 매우 적극적이었다"며 "그는 이 일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긍정적인 일이 될 것으로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자린 메타 단장은 평양 공연이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추진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메타 단장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국무부가 평양 공연이 좋은 일이라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면 북한 행을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조선태권도위원회 배능만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태권도시범단 18명이 현지시각으로 4일 낮 사상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북한 태권도시범단은 2주일 간 미국에 머물면서 주말인 6일 로스앤젤레스 공연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와 아이오와, 켄터키, 조지아 주 등지의 5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시범단은 특히 미국 체류 중 한인과 미국인 가정에서 민박을 하면서 미국의 참모습을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행사 관계자들은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핵 협상이 진전을 이루면서 지난달에는 뉴욕주재 북한대표부의 외교관들과 그 가족들의 워싱턴 관광을 허용하는 등 양측의 교류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