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4일 사흘 간에 걸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마치면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라는 제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번 선언에서 서해 평화협력지대 설치와 종전선언 협의, 국방장관급 회담 개최 등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가능케 하는 문제들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6자회담의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양측이 노력하기로 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저녁 귀국보고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지켜야 할 원칙으로 재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질문 1) 이번에 채택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이 제대로만 지켜진다면, 한반도의 모습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한반도 평화정착과 관련한 내용이 어떻게 돼 있는지 소개해 주시죠?

(답변 1)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종전체제로 바꿔 궁극적으로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첫 합의를 만들어냈습니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

“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민족공동의 번영과 통일을 실현하는데 따른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협의하였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오늘 합의 서명한 내용을 보면, 제 4항에 종전선언을 위해 미국과 중국등 관련국을 포함한 3자 또는 4자 정상이 모이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종전선언을 위한 다자 정상회담은 남북한의 추진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 문제와 연관 돼 있어서 당장 이뤄지기에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미국이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기까지에는 종전선언을 위한 회담이나 협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북 핵 문제가 검증가능하게 해결되야 한다는 전제하에 한반도 평화선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또 남북한 정상은 6자회담의 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지키기로 했으며, 남북관계와 6자회담이 서로 좋은 영향을 끼치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다시 백종천 실장의 말입니다.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과 9.19 공동성명,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지난 2박3일 동안의 정상회담 기간 동안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에 관해 일체 발언을 하지 않은 점은 다소 꺼림직한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질문2) 핵 문제에 대한 반응이 시원치 않아서인지 노무현 대통령은 4일 귀국보고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저녁 경의선 도로 남측 출입사무소 앞에서 열린 귀국보고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기존의 합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6자회담 장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남북간이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해서 9.19공동성명과 2.13합의를 성실히 이행해 나가도록 그렇게 해 나가자! 핵폐기는 하는데 6자회담에서 우리가 같이하자! 그렇게 정리가 됐습니다.”

노 대통령은 회담 도중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6자 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회담장에 직접 들어와 경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게 하는 등 성의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3) 번 선언에는 특히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관련해  `군사적 긴장완화' 에 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 그렇습니다. 7년 전인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제 분야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군사 부문에서는 발전이 아주 느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남북한은 상호간에 밀려있는 군사 분야의 현안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11월 중 평양에서 남북한 국방장관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남북한은 1 차 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9월 제주도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한 차례 한적이있고, 그 이후로 북한이 소극적으로 임하는 바람에 회담을 갖지 못했습니다.

11월에 열릴 국방장관 회담은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공동어로 수역과 평화수역 조성 방안, 민간 분야의 각종 경제협력 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 두 문제는 그동안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논의를 계속해 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공동어로수역은 남북한이 두 차례나 충동했던 ‘서해 북방한계선’ 주변에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해 남북한 어부들이 함께 고기잡이를 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군사적 보장조치가 이뤄지지 않아서, 다시 말해서 북한 군부가 이런 저런 이유로 반대하는 바람에 착수하지 못한 사업은 ‘임진강과 한강 하구의 공동이용 사업’, ‘임진강 수해 방지 사업’,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개통’ 등이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4) 이번 정상선언은 이른바 경제협력 선언이라고 불릴 정도로 구체적인 경제협력 합의 등을 담고 있지 않습니까? (네)   어떤 경협사업들이 추진되는지 설명해 주시죠?

(답변 4) 오늘 선언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 바로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을 앞당기기로 한 부분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 차례 이 분야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특히 동해와 서해에서의 조선산업의 협력, 개성과 신의주 사이 철도와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의 공동이용과 개보수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은 남한측에게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줄수 있고, 북한측에는 경제발전의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 개성공단의 통행과 통신, 통관 문제 즉 ‘3통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한국의 문산과 북한의 개성간 화물 철도의 상시 운행에 관해 군사적 보장조치에 합의한 것은 작지 않은 발전으로 평가됩니다.

(질문 5) 한국의 조선업계는 이번 합의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아무래도 북한의 값싼 노동력에 매력을 느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조선산업에서 어떤 협력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답변 5) 네, 조선 분야는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인건비의 상승과 주문량의 폭주 등으로 한국의 조선업계는 중국 조선소에 하청을 주는 등 눈을 밖으로 돌리고 있으나, 중국은 한국 조선업의 잠재적 경쟁자로서  고민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남북한 정상들이 서해안의 남포와 동해안의 안변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활로가 보이게 됐습니다.

조선 업계에서는 한국의 자본과 기술에 북한의 인력이 결합되면 서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분야로 꼽고 있습니다.

(질문 7)남북한은 이밖에도 상호 대화의 통로를 늘리기로 했지요?

(답변 7) 그렇습니다. 우선 남북한 간의 정상회담도 정례화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수시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또 11월 중 서울에서 1차 총리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에는 장관급회담이 최고위급 회담이었으나, 이제 앞으로는 총리급 회담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앞서서 말씀드렸지만, 11월에는 평양에서 국방장관회담도 열릴 예정입니다.

지난 1985년 제의된 바 있던 남북국회회담도 다시 추진됩니다. 김영일 북한 내각 총리의 말입니다.

“북남 수뇌자 상봉 결과는 우리 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치면 못 해닐 일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줬습니다.”

북한은 또 금강산 지역에 건설되는 ‘이산가족면회소’가  내년 3월 경 완공되면, 상시적으로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영상편지 교환사업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 한국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서해 직항로를 통한 백두산 관광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쪽으로 돌아서 백두산을 오고 갔으나, 앞으로는 서울에서 백두산 아래 삼지연 공항으로 여객기를 타고 하는 관광이 가능해 집니다.

또 내년 8월 베이징올림픽을 응원하러 가는 남한 관광객들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했습니다.

(질문 8) 남북한 정상의 이번 합의에 대한 한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8) 네, 제 1 야당인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는 “남북 정상이 남북 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에 대해 노력한 점은 인정하나, 북한 핵 폐기와 납북자나 국군포로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1차 정상회담의 당사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늘 오후 기차를 타고 광주로 가던 중 남북 정상의 선언 소식을 듣고, “크게 잘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였다고 최경환 공보비서가 전했습니다.

재향군인회는 오늘 성명을 내고,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북한 핵무기가 폐기된 이후 착수돼야 하며, 11월의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서해북방한계선에 관해서는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지금까지 김영권 기자와 함께 2007 남북정상 선언의 구체적인 내용과 한국내 반응 등에 관해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