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최근 열렸던 북 핵 6자회담의 성과를 담은 공동합의문이 최종 타결됐다고,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3일 밝혔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합의문에서 영변의 실험용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그리고 핵 연료봉 제조시설 등 북한 핵 시설 불능화를 올해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합의문에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시기를 명시하지 않아 앞으로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3일, 모든 6자회담 참가국들의 승인을 거쳐 공동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이 합의문에서 비핵화 2단계의 핵심인 북한 핵 시설 불능화를 올해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불능화 대상은 영변의 5메가와트 실험용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그리고 핵 연료봉 제조시설로 결정됐습니다.

미국이 불능화를 주도하기로 했으며, 미국은 이를 위해 2주일 이내에 전문가들을 북한에 보내게 됩니다.

북한은 또 올해 말까지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신고하고, 핵 물질과 기술을 이전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북-미 간 관계정상화와 관련해서는, 북한과 미국이 양자관계를 개선하고 전면적인 외교관계로 나아간다는 약속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대북 상응조치로는 2.13 합의에 따라 중유 1백만t 상당의 경제와 에너지, 인도적 지원을 북한에 제공하기로 했고, 구체적 사항은 실무그룹에서 논의해 최종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6자회담 참가국들은 적절한 시기에 베이징에서 6자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될 것임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강력하게 요구했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시기는 이번 합의문에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 위한 과정을 개시하고 북한에 대한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시키기 위한 과정을 진전시켜 나간다는 공약을 상기하면서, 미국은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도달한 합의에 기초해 북한의 조치들과 병렬적으로 북한에 대한 공약을 완수할 것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일 뉴욕 외신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북한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를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는 북한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임이 분명하다면서, 미국의 입장은 언제든지 관련국들과 그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어 현재 북한과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데 반대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 문제에 대한 일본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여건이 충족되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한다는 목표 아래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시기 문제를 미국과 북한, 일본 3개국이 반대하지 않는 표현으로 담아냄으로써 공동합의문 타결이 가능했다고 풀이했습니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시기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북한과 미국이 이미 지난 달 제네바 실무그룹 회의에서 연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한 점을 합의문에 삽입하는 형식으로 난제를 돌파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과 미국, 일본 등의 수석대표들이 각자 편한대로 자국 정부에 설명할 수 있는 '전략적 모호성'을

갖게 됨으로써 합의문 도출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불능화 단계 이행에 걸림돌이 생길 경우 그같은 전략적 모호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편, 힐 차관보는 공동합의문 발표 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동합의문이 발표되고 나면 북한이 수 주일 이내에 불능화에 착수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영변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핵 프로그램의 전면 신고를 통해, 북한이 얼마만큼의 핵 물질을 생산했는지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의혹도 해명됨으로써 내년부터는 핵 폐기 단계로 이행할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아울러 힐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의 부분적인 비핵화에는 관심이 없으며, 북한이 모든 핵 무기와 핵 물질을 포기하는 전면적 비핵화가 이뤄져야 6자회담이 성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힐 차관보는 북한이 주장하는 대북 적대정책 철폐 요구에 대해서는,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적대정책을 취하고 있을 뿐 북한주민에 대한 적대정책은 견지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