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들은  그동안  사회 경제적 지위가 크게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느끼는 행복감이  과거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나왔습니다. 반면, 남성들의 행복감은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먼저, 여성들의 체감행복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먼저,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와튼 경영대학원의 경제학자인 벳시 스티븐슨 교수와 저스틴 울퍼스 교수의 연구결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부부인 두 사람은 전통적인 방식의 체감행복도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현재의 생활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 묻고 이를  연도별로 분석한 것입니다  분석 결과,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에 비해 약간  높았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행복감을 느끼는 남성의 비율이 그렇게 느끼는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70년대 중반의 경우, 아주 행복하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은 약 43%로  34%정도였던 남성의 비율보다 크게 앞섰지만, 최근에는 남녀 모두 30% 초반대로 거의 같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프린스턴 대학교의 경제학자인 알랜 크루거 교수는 일상적인 활동에 사용하는 시간에 대해  행복하게 느끼는지,  관심이 있는지,  그같은 활동들을 피곤하게 생각하는지, 혹은 부담을 느끼는지를  묻는 방식으로  행복도를 추정하고 이를 연도별로 분석했습니다.

이 조사에서는  1960년 대 이후 남성들의 경우 별로 좋아하지 않는 활동에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고  더 많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반면,   여성들은  가사 노동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대신 그만큼 직장 생활이 늘어나,  결국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는 시간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면, 40년 전의 경우,  전형적으로 여성들은  좋아하지 않는 일에 보내는 시간이 1주일에  23시간으로  남성보다 40분 정도 많았지만, 오늘날에는 그 격차가 90분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행복감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문: 이처럼 30년 전에 비해 미국 여성들의 체감 행복도가 크게 떨어진 이유는 어떻게 풀이되고 있습니까?

답: 네, 현대 미국 여성의  경우  전통적인 가사노동 이외에도 사회 생활이 추가되면서  그만큼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진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여성들이 일하는 시간이 30년 전이나 40년 전에 비해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 요리나 청소 같은  가사노동 보다는 직장일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가사노동과 사회생활 두 가지를 병행하다  보니까  그만큼 할 일은 늘어났는데 일하는 시간은 같다 보니까  아무래도 가사 노동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고 그 때문에 실제로 느끼는 행복감이 떨어진다는 분석입니다.

크루거 교수가 제시한  자료를 예로 들면, 지난 수 십년 동안 미국 여성들이  집안 청소에 보내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그렇다고 청소 관련 기술이 획기적을 발전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결국 집안이 과거보다  깨끗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남성들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반면, 여성들은 맡은 일을 제대로 다하지 못했다는 불만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문: 그런가 하면,  여성에 대한 차별이 지금보다 훨씬 더 심했던  30년 전의 여성들이  더 행복했다고  말했던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당시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야망이 작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스티븐슨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면담한

한 대학원 여학생과의 대화를  한 가지 사례로로 소개했습니다. 이 여학생은  자신의 어머니의 평생의 꿈이 아름다운 정원과

관리가 잘 된 좋은 집을 갖고, 또한  자녀들이 올바르게 자라고 학교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었다면서,  자신도 그와 같은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여학생은 거기에다가  추가로  사회적으로도 인정받고  세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은 야망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티븐슨 교수는 여성들의 야망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행복감이 줄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프린스턴 대학교의 크루거 교수는 이와 관련해  당시에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여성들끼리만 경쟁을 했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이 적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결국 여성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크게 향상되면서 해야 할 일도 그만큼  늘었지만 가사분담 같은 사회 문화적 변화가 뒷받침되지 못한 것이  여성과 남성간 체감 행복도 차이를 가져온 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미국 사회는 아직 이같은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가장 단적인 예로 미국은  다른 대부분의 선진국들과 달리 유치원 교육에 무상 의무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 부모가 되는 사람들을 위한  위한 유급 휴가도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가정 내에서  아직도  남녀간의 가사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여성들의 행복체감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문: 또 한 가지 가사노동과 관련해,  여성과  남성이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체감 행복도에서는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로 남성과 여성들의 반응이 극적으로 엇갈렸습니다.  남성들은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여성들은 이 시간을  빨래를 하는 시간보다 더 만족스럽지 못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크루거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여성들의 경우에는 각종 공과금이나 세금을 납부하는 일을 돕거나 가족 모임을 준비하는 등  또 하나의 가사노동과 유사한 반면에 남성들은 아버지와 함께  그저 소파에 앉아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즐거운 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문:  그런가 하면, 이번 조사에서  남녀 고등학생들 사이에도 체감 행복도에  대한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수 십년 동안 범죄가 줄어들고  첨단 기술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전반적으로 삶의 여건이 더 좋아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과거와 달리 지금은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약 25%의 남학생들이  현재의 삶에 아주 만족한다고 답해 지난 1976년의 16%에 비해  9%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학생의 경우 아주 만족한다는 비율이 22%로 지난 1970년대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스티븐슨  교수는  '팔방미인'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이 이론은 지난 4월  달에 뉴욕 타임스 신문에 실린 매사추세츠 주 뉴튼에 사는  여학생들에 관한 기사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당시 신문에 소개된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성적도 뛰어나고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학생회 활동에도 빠지지 않고,  거기다가 사회 봉사 활동까지 열심히 하는 등 말 그대로 팔방미인들 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대학입학자격시험에서 2천 4백점 만점을 맞은 한  여학생은  자신과 친구들이 아직도 더 뛰어난 팔방미인이 돼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스티븐슨 교수는 자신도 고등학생이었을 때 그같은 부담을  느낀 적이 있었다면서,  지금도 그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 바로  여학생들의 체감 행복도가 남학생들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오늘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