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6자회담은 중국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핵을 폐기시킬 뿐아니라 중국의 향후 대외 외교력 행사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중국 관리들이 말했습니다. 익명의 중국 관리 5명은 최근 일본에서 펴낸 책에서 6자회담이 중국에 매우 유익한 구도라고 말하고, 그러나 일방적인 지원 형태의 현 대북 정책은 신중하게 재고되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을 비난한 중국 관리들의 책이 일본에서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조선: 중국기밀파일’이란 제목의 이 책은 중국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와 외교부내 북한 전문 관료 5명이 작성한 것으로 이달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데 이어 1-2 달 안에 홍콩에서도 중국어판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24일 이 책의 중심 내용을 자세히 전하면서 중국 관리들 가운데 기존의 대북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책을 작성한 익명의 중국 관리들은 중국이 지난 50년간 북한에 인민폐 8천억 위안, 미화 1천 60억 달러 상당의 경제원조를 지원한 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며 이제 기존의 대북정책을 신중하게 재고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북한이 중국에 경제를 의존하며 표면적으로 양국의 혈맹관계를 강조해 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런 비 협조적 정권에 해마다 계속 막대한 경제원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며 회의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현성일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도 최근 펴낸 저서 ‘북한의 국가전략과 파워 엘리트’에서 북한이 대내 정치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을 시종 경계하면서 동시에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의 견지에서 전통적 우방인 중국의 보호와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현 위원은  북한의 대중 전략은 중국의 내정간섭과 정치적 영향력은 철저히 견제하면서 중국의 경제력과 외교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생필품의 80% 를 중국에서 수입하거나 지원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명의 중국 관료와 협의 끝에 보고서를 입수한 뒤 출판을 주도한 일본 언론인 사토시 토미사카씨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책은 중국의 현 대북정책이 그대로 유지되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중국내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의 일치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일본의 ‘아사히 신문’도 최근 이 책의 내용을 전하며 중국이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당시 불과 20분 전에 북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아 상당히 분개했으며, 그 결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에 이례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중국 관리들은 그러나 북 핵 관련 6자회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중국의 국가 관심사와 부합하는 만큼 6자회담 개최는 유익한 결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이 중국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북한의 핵을 폐기할 뿐 아니라 중국의 외교력을 국제사회에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다는 것입니다.

이 관리들은 또 6자회담이 실패하거나 지루한 장기전 양상으로 간다 해도 비난은 협상을 지연하거나 와해시킨 나라에 집중될 뿐 중국은 6자회담 개최국으로서 국제사회로부터 중재 노력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현성일 위원은 자신의 저서에서 “북한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이 김정일 정권의 장래와 관련해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라며, 김정일 정권은 중국의 배신에 대비해 미국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의사를 던지며 “중국과 미국 쌍방간 이해관계 속에서 계속 어부지리를 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