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은 오는 25일 실시되는 국회의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아베 신조 총리의 후임으로 취임할 예정입니다.

후쿠다 총재는 일본 우파 내 대표적인 대북한 온건파로, 그동안 납치문제로 경색됐던 북한과 일본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적절치 못한 시기에 갑작스레 사임한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차기 총리로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 사실상 확정됨으로써 북한과 일본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후쿠다 전 장관은 북일 관계 정상화 노력을 재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후쿠다 총재는 지난 17일 열린 가두연설에서, 북한과 수교하고 싶다며 자신을 믿고 응원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후쿠다 총재는 물론 '납치문제가 해결되고 핵과 미사일이 폐기되면' 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대북한 제재가 실시되고 있는 일본에서 이같은 발언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었습니다.

후쿠다 총재는 또한 북한에 있는 납치 피해자들을 버려둘 수 없다며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납치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후쿠다 총재는 압력보다는 대화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후쿠다 총재는 지난 21일 일본 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북한  압력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기 위한 다른 방법도 적극 고려해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후쿠다 총재는 이보다 앞서 지난 15일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기자회견에서도 북-일 협상을 강조했습니다.

후쿠다 총재는 지금은 협상의 여지가 없는 듯한 매우 경직된 상황에 놓여 있다며 협상하려는 자세와 의욕이 북한에 전달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이같은 발언에는 압력으로 쏠린 대북한정책을 대화쪽으로 되돌리겠다는 생각이 엿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다음 달로 다가온 대북 경제제재 기한이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후쿠다 총재가 대북 제재를 완화함으로써 협상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후쿠다 총재는 1977년에 '후쿠다 독트린'을 발표한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아들입니다. 사실상 북한과 일본의 첫 외교관계가 시작된 것은 후쿠다 독트린이 발표된 이후 1977년 9월에 체결된 '민간어업 잠정합의서'였고, 이 합의 이후 북한은 1981년 9월 대일접근을 강화하기 위해 '조일 우호친선협회'를 결성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후쿠다 총재는 일본의 침략역사청산과 한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후쿠다 총재는 지난 19일 열린 외국 특파원 협회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침략사를 처음으로 정부 차원에서 사죄했던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후쿠다 총재는 일본의 전쟁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따른 문제도 해결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전후 보상이 이행돼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후쿠다 총재는 야스쿠니 신사도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후쿠다 총재는 한국과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무리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후쿠다 총재는 한국의 정계와 재계 인사들과도 교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후쿠다 총재의 이같은 성향은 아버지인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후쿠다 전 총리는 1978년 일 중 평화우호조약을 체결해 중국 공산당 정권과 수교하는 등 아시아를 중시하는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친 바 있습니다.

한편,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 사임을 발표하고 병원에 입원한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아베 총리는 최악의 시기에 갑자기 사임을 발표해 국가를 혼란에 빠뜨렸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

2명의 의사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아베 총리는 지난 달에 건강이 악화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일 사임을 발표하고 하루 뒤인 13일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장애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던 아베 총리는  더 이상 총리로 재직할 수 없는 신체적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