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화제와 관심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문: 한국에서는 고등학교는 입시교육, 대학은 취직에만 매달리다보니 인성 교육이 잘 안된다...이런 지적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도 대학생들의 교양 수준이 예상보다 낮고, 또 대학 교육을 받는 동안에 교양이나 인성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소가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교양 테스트를 했는데요, 100점 만점에 1학년 평균이 50점, 4학년 평균이 54점 밖에 안됐다고 합니다. 문항은 주로 역사나 국제관계, 사회제도 중에도 일상생활이나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시민교양 위주였는데요, 조사결과 대학생의 교양 수준이 일반적인 예상보다 매우 저조했다는 것이죠.

주목이 가는 부분은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안 된 1학년 학생이나,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이나 점수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1학년은 50점, 4학년도 이보다 4점 밖에 높지 않았습니다. 이는 미국의 대학생들이 4년여의 대학과정 동안  사회교양에 대한 지식을 별로 넓히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겁니다. 아울러 과거의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사회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갖고, 또 사회참여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했던 것과는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문: 한국에서도 대학생들의 모습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예전처럼 대학생 시위도 거의 사라졌고. 미국도 변화가 있나 보군요?

답: 맞습니다. 올해 초에 대학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또 다른 설문조사가 생각나는데요. 4~50년 전에는 대학에 가는 목적에 대해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는 학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대답은 많지 않구요. 과반수 이상이 좋은 직업을 갖고, 돈을 많이 벌고, 그래서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대세인 현대에 윤택한 삶을 사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성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대학에서 사회의 정의와 진리에 대한 탐구 열기가 식는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도 이번 조사를 통해 사회교양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이나 또 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과거에 비해서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번 조사가 전국에서 무작위로 뽑은 25개 대학과 소위 미국에서도 명문대로 뽑히는 25개 대학 학생들의 성적을 비교했다는 사실입니다. 명문대 학생들의 성적이 10점 이상 높았습니다.

명문대 중에는 하버드대 4학년이 70점으로 가장 높았구요. 전국 일반 평균보다는 20점 가량 높죠. 하지만 이들 명문대도 1학년과 4학년 간에 차이가 별로 없어서요, 대학 과정 내에서 학생들의 사회교양이 높아지는 정도는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예일대 등 몇몇 학교에서는 오히려 4학년보다 1학년 성적이 더 좋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입시준비하면서 배웠던 사회교양 지식을 대학에 들어와서 잊어버렸다는 얘기죠.

문: 전공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답: 전공별로 분석된 것은 없는데요. 하지만 관련 과목을 들었던 학생들은 확실히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점수가 좋았습니다. 역사나, 경제, 정치 같은 교양과목을 이수한 학생은 과목별로 1점 정도씩 점수가 잘 나왔다고 합니다.

이번 조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학 과정에서 사회교양 교육에 대한 기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결과의 원인이라면서, 이런 과목들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 과정의 값어치를 지나치게 경제적 논리로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교육'이라는 측면에 입각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문: 그렇군요. 화제를 바꿔서 환경 문제로 넘어가볼까요.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전세계적으로 많은 노력이 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주정부들이 환경오염과 관련해 미국 자동차회사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각 법원에서 엇갈린 판정이 나왔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얼마 전 캘리포니아주가 미국의 6개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당초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들 회사들이 생산한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해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하고 있고, 이로써 주민들의 건강에 해를 끼쳤다면서 배상과 함께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센프란시스코 법원은 하지만 법정이 배기가스로 인한 위해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나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버몬트주에서는 주 정부가 비슷한 이유로 자동차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법원이 주 정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버몬트주는 연방정부와 별개로 자동차에 대해 자체적인 배기가스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인데요, 법원은 이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각 주 정부가 있고, 이것이 모여서 연방정부를 이루다보니까,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주별로 이런 별도의 움직임이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자동차 회사의 입장에서는 각 주 정부별로 서로 다른 기준과 규제를 제시하는 것이 달갑지 않겠죠. 또 연방정부와 별도로 각 주가 환경기준을 추진하는 경우는 대부분 연방정부의 기준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엄격한 기준을 추진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미국 연방정부가 환경보호를 위해서 보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비단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제기돼온 문제이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이 받는 압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군요. 아무튼 배기가스 배출기준이야 점점 강화되겠지만 그래도 자동차 배기가스로 주민들이 입은 건강상의 피해를 산출하고, 자동차 회사들에게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쉽지않을 것 같네요.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미국 내 화제와 관심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