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빈 전 한국주재 중국대사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북한 정권 등에 대한 정보를 한국 측에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이 사안에 정통한 중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리빈 전 대사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주재 대사로 근무하면서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 그리고 북한과 중국 간 외교관계 등에 대한 정보를 한국 측에 정기적으로 제공했다고 중국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리빈 전 대사는 주한대사를 지낸 뒤 베이징으로 돌아가 외교부의 북 핵 특사로 활동하던 중 갑자기 지방 도시 부시장으로 좌천된 뒤 다시 베이징으로 소환돼 국가기밀 누설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일을 주요 사건으로 규정해 현재 수 개월째 조사를 진행 중이며, 지난 1994년 육군 장성이 타이완의 간첩 역할을 하다 체포된 사건 이래 가장 심각한 국가정보 위반 사례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정부 관리들은 북한에 근무한 데다 한국어에 능통해 김정일 위원장과도 개인적인 관계가 있는 리빈 전 대사가 중국과 북한 간 외교관계와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접촉을 통해 얻은 정보 등을 정기적으로 한국 측에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들은 또 리빈 대사가 유출한 정보들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측에도 제공됐다며, 하지만 리빈 대사가 미국에 직접 정보를 전달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리빈 전 대사는 사교성이 뛰어난 데다 한국어에 능통해 한국에 근무하면서 각계 인사들과 폭넓게 접촉했고, 특히  밤 늦게까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이른바 `폭탄주'를 마시는 것을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리빈 전 대사를 잘 아는 한국인들은 장래가 촉망되던 외교관인 그가 정보 제공의 대가로 돈을 받았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문제는 리빈 전 대사가 술을 너무 좋아 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