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핵 문제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당면한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됐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스티븐 해거드 교수와 워싱턴 소재 피터슨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 연구원은 오는 17일 발행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국제판 최신호에서 북한의 핵 위협은 대북 원조로 일단 꺾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생존을 위해 핵 문제를 통한 경제적 이윤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두 전문가는 북한경제는 지난 1999년 이래 6년 간 15%의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미국 주도의 금융제재는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북한경제에 타격을 입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은 무기 거래와 불법 밀수, 미국 달러화 위조, 돈 세탁, 일본에서의 송금 등 1990년대 후반 수출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던 돈벌이 수단이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 조치로 인해 모두 차단되면서 수출액이 15%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수입액의 40%가 국제 원조로 채워졌으며, 이는 북 핵 회담에서 북한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또는 '유화적인 것처럼 보이는' 데 대한 대가로 얻어졌다는 설명입니다.

두 전문가는 이어 북한은 협상을 통해 금융적 이권을 챙겨내는 것으로 유명하며, 회의론자들은 북한이 또다시 미국을 농락하고 있다고 한다며 북한의 유화적 태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습니다.

이들은 북한이 단순한 약속들에 대한 대가로 최근 달러화 위조 등을 막으려는 미국의 금융제재에서 벗어났으며, 북한의 최근 협력 기조가 진짜이든, 가짜이든, 한국과 중국의 계속적인 대북 금융 지원 역시 쉽게 만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다음달 열릴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북한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경제적 이윤에만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 한국 대통령의 양보를 이끌어내고, 관심사가 맞는 것처럼 보여 다가오는 한국 대통령 선거의 낙관적 결과를 부추기는 등 일련의 행동을 취할 것이며, 이는 앞으로 지속적인 대북 원조를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두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북한은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회담 전 5억 달러를 한국으로부터 비밀리에 지급 받은 데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앞으로 10년에 걸쳐 북한 국가 소득 1년치에 해당하는2백억 달러를 한국으로부터 지원받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 정부는 그동안 계속 늘려온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등에 대한 보조금 역시 다가오는 정상회담까지 지속적으로 더욱 늘릴 것이라고, 두 전문가는 내다봤습니다.

두 전문가는 북한은 진정한 경제개혁을 통해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것보다는 원조를 받고 절뚝거리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한국의 원조가 북한이 정직하게 행동할 수 있게 하는 당근 정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이 핵 문제에 있어 쉽게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북한은 '핵'이라는 자신들의 거대한 자산을 통해 엄청난 액수의 계산서를 내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흉내낼 수 없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북 핵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고, 두 전문가는 거듭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