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기업이 북한 라선시 개발사용권을 갖고 있는 북-중 합자기업에 4억 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직접 투자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같은 투자는 중국 훈춘과 라선을 잇는 도로 확장과 항만 정비공사 등에 투입돼 국제물류기지로 거듭나려는 라선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라선국제물류합영회사는 중국 지린성 훈춘시의 둥린경제무역유한공사와 훈춘변경경제합작구 보세유한공사가 북한 라선시 인민위원회 경제합작회사와 공동으로 지난 2005년 설립한 합자기업입니다.

북한과 중국 양측이 각각 50%씩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라진항의 50년 개발사용권을 독점적으로 갖고 있으며, 2년 전부터 고속도로 건설과 나진항의 부두 개조와 신설 작업 등 공동 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사업에서 현금과 기계설비.건축재료를, 북한은 현금 대신 개발권과 토지사용권을 합자회사에  제공했습니다.

중국 중앙 정부는 다른 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북 3성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라선시가 중국과 러시아 연해주, 북한 북동부를 잇는 물류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이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중국계 미국인 장이청 회장이 운영하는 미국 기업 마더리그룹이 라선국제물류합영회사에 4억여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마더리그룹은 라선의 항만과 도로정비 사업에 필요한 인민폐 80억 위엔, 미화10억 달러 상당의 총투자액 가운데 30억 위엔, 미화 3억 9천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특히 마더리그룹의 투자에는 북한과 정치적 관계 개선 뿐아니라 경제. 문화 교류를 확대하려는 미국 정부의 지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 은 마더리그룹의 장이청 회장이 최근 지린성 창춘시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성시만보’와의 인터뷰에서 친구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이 사업에 실질적인 경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해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라선국제물류합영공사의 중국인 판잉성 사장은 그러나 아직 이같은 보도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지난해 중국에서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중국 국무원이 이 사업에 직접 관여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북-중 간 사회간접자본을 한 데 묶으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일부 단체들과 학자들은 중국 정부의 이런 적극적인 대북투자는 앞으로 북한이 중국의 경제적 식민지가 될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비와 대북투자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동북아정책연구소 소장 등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중심전략은 북한을 경제식민지화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낙후된 동북 3성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개발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국경지대의 이른바 `황금 삼각지'로 불리는 라선과 훈춘, 포시에트가 고속도로로 그물망처럼 연결될 경우 식량과 에너지와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뿐 아니라 주변국들의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훈춘과 라선을 잇는 93 km 도로 구간은 아직 비포장 상태며 자동차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로 포장과 확장 공사가 완료되면 주행거리는 1시간 이내로 줄어들고 나진항 인근 5~10 평방 킬로미터 부지에 세울 예정인 대형 공업단지와 보세구 건설공사계획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