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집중호우 이후 북한 평양시는 물이 빠지면서 수해피해를 딛고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평양 이외의 농촌 지역들은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채 특히 농작물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 농촌 지역의 상황에 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북한농업팀 권태진 연구위원의 견해를 전해드립니다.

대담에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이번에 유엔이 밝힌 바에 따르면 22만ha가 넘게 피해를 봤다고 하는데 이 22만ha는 전체 북한 경작지의 몇 % 정도가 되는 겁니까?

답) 22만ha는 벼와 옥수수를 합친 재배면적의 20%가 되구요. 전체 작물, 과수와 뽕밭을 제외한 전체 농경지가 1백50만ha 정도가 되니까 15% 정도 되겠네요.

문) 그렇다면 유엔에서 밝힌 것이 어느 정도 정확하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계십니까?

답) 참 판단하기가 어려운데요. 당초 북한 당국에서는 10만ha 남짓 피해를 봤다고 봤는데, 그 뒤에 유엔과 합동조사를 해서 피해면적이 좀 늘어 났거든요. 물론 그 뒤에 비가 다시 오기는 했지만, 그러니까 22만ha가 거의 전체 피해면적 아니겠는가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 절반 정도는 상당한 피해가 좀 심하다고 볼 수 있고, 22만ha 중에서 나머지 절반 정도는 피해가 좀 경미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 평양의 경우는 상당 정도 복구가 됐다고 하던데 농촌지역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지고 있지 않는데요?

답) 사실 평양에는 상당 정도 복구가 되었는데요. 농촌 지역은 아직 복구가 미진합니다. 사실 전체 인력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물론 지금 군대까지 동원하고 있기는 하지만 인력 가지고 하기에는 역부족이죠, 사실 중장비가 있어야 하고 침수된 것이야 물이 빠지면 그만이겠지만 유실되거나 매몰된 곳은 중장비와 물자가 필요한데 이것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지금 논밭에 침수된 벼나 옥수수의 잎을 손으로 닦아주고 있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문) 북한에서 1995년도 큰 홍수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당시와 올 피해 중 어떤 것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까?

답) 사실 1995년 피해도 굉장히 큰 피해였죠. 그런데 95년에만 일어난 것이 아니고 96~97년까지 몇년 연속해서 일어났기 때문에 피해가 좀더 크다고 할 수 있고 피해규모도 95년도에 비하면 금년도는 그때보다 좀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 그럼 95년에도 농작물 피해가 컸나요?

답) 그렇죠. 그 당시 생산량이 년간 3백50만t이 채 안되었으니까. 그러니까 정상적인 생산량 기준으로 하면 한 1백만t 정도 피해를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 지금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보실 때는 북한 전체 주민들이 아사자 없이 필요한 식량의 규모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답) 최소 소요량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최소 5백20만t입니다. 그냥 거의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려면 6백40만t 정도 필요하겠지만 5백20만t 정도만 있으면 아사자는 면하게 되지 않겠는가 보고 있습니다.

문) 최소로 잡은 북한의 식량필요량 5백20만t이라고 하다면 아무리 풍년이 들어도 북한은 항상 식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겠군요?

답) 지금 당장은 그렇습니다. 북한이 최근 한 10년 동안에 가장 작황이 좋은 때도 450만톤을 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금년의 경우는 상당히 피해가 있었기 때문에 물론 많이 부족하겠구요 그래서 최근에 농자재가 제대로 공급되기도 하지만 아직은 5백20만t에서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문) 이렇게 매년 북한의 식량이 부족한 이유는 뭡니까?

답)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데 우선은 농경지 자체가 상당히 제한이 되어있기 때문에 일단 농경지 면적에서의 문제와 오랫동안 북한에 토지를 약탈하는 주로 곡물 위주의 농사를 짓다보니까 지력이 많아 쇠퇴해 생긴 문제, 또 최근에는 경제사정이 악화되니까 아주 필요한 비료 농약 비닐과 농기계 이런 것들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이런 요인도 있구요 또 아시다시피 북한에서는 거의 매년 반복적으로 피해가 나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이제 여러가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식량 생산량 저조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죠.

문) 남한 정부가 북한에 부족한 1백20만t의 식량을 지원할 여력은 되나요?

답) 지금 금년도 최소 소요량이 520만톤 정도 되니까 금년도 가을 생산량 또 내년 봄에 생산하는 이모작 이것이 2007~2008 양곡년도의 총 식량생산량인데 식량생산량이 제가 보기에는 400만톤을 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까 120만톤 정도 최소한 그 정도는 부족하겠고 남한 정부가 금년도에 40만톤의 쌀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는데 그중에서 실제로 남한에서 생산된 쌀은 15만톤 밖에 안됩니다. 나머지 25만톤은 해외에서 구입해 북한에 지원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 우리가 남한의 쌀자급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게 많은 여유는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쌀을 제외하는 나머지는 거의 수입을 하다시피 남한의 식량자급률이 30% 정도도 안되니까 그래서 사실 북한에 줄 수 있는 여력이라고 하는 것은 기껏해야 10~20만톤 정도 밖에 안되는 거구요 나머지 필요하다면 구입해서 제공해야 되는데 이것은 사실은 좀 남한 정부가 정말 제공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여력이라고 말하기에는 어렵습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의 아사자를 막기 위해서는 결국 국제사회가 북한을 지원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겠군요?

답) 사실 이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지만 어차피 한 국가의 식량은 그 국가가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데 북한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40만톤의 식량차관을 주더라도 여전히 80만톤 이상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것을 국제사회의 지원에 의존한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가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많이 지원한 때도 물론 40~50만톤씩 무상으로 지원을 하기는 했지만 아마 금년과 같이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지원을 한다고 해도 북한의 식량 부족은 뻔한 얘기구요 이것은 아무래도 북한이 상업적으로 상당 정도 수입하지 않으면 수급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