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곧 이라크 상황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미 의회 소속의 회계감사원은 이라크 정부가 미 의회가 제시한 18개 목표 가운데 단지 3개만 달성했다고 상당히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측은 이라크 정책을 둘러싼 민주당과의 공방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 소속의 초당파 감시기구인 회계감사원 (GAO)은 이라크 사태 진전이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입수해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회계감사원은 다음 달 4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인 보고서 초안에서, 이라크는 미 의회가 이라크 주둔 미군 증강을 계기로 제시한 18개 정치군사적 목표 가운데 단지 3개 만을 충족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치안확보, 안정, 이라크 재건' 이라는 제목의 이번 보고서는 이라크 의회 내 소수계 정당들의 권리보호 등 3개 분야에서만 진전이 이뤄졌을 뿐, 반자치구역 구성을 위한 법제화 등 2개 분야에서는 일부 목표만 달성됐고, 나머지 13개 분야의 진전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백악관이 지난 7월 제출한 이라크 중간보고서가 이라크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악관은 당시 보고서에서 이라크가 18개 목표 가운데 8개 분야에서 만족할 만한 진전을 이뤘고, 2개 분야는 일부 목표를 달성했으며 나머지 6개 분야에서 불만족스런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 2개 분야는 평가를 유보했었습니다.

하지만 회계감사원의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핵심적인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했고, 폭력사태는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라크 정부가 1백억 달러의 재건기금을 약속대로 사용할지도 불확실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5일까지 이라크 사태 진전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회계감사원의 이같은 부정적 평가가 나와 주목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회계감사원 보고서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중요한 것은 데이비드 페트라우스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과 라이언 크로커 이라크 주재 대사가 9월 둘째 주에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게 될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 신문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은 당초 계획대로 내년 봄까지 계속 미군을 증강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악관은 특히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려는 민주당 측의 노력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해 분위기가 백악관에 유리한 쪽으로 변하고 있다는 전 현직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그같이 분석하면서, 이런 상황은 약 두 달 전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진로변경을 요구함으로써 당국자들의 우려를 촉발시켰던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음 달 초 의회가 다시 문을 열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노력을 개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의 존 워너 공화당 상원의원도 지난 주, 올해 성탄절 이전에 소규모의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백악관측을 당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다른 공화당 의원들은 워너 의원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으며,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비판적인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일부도 이라크 미군 증강으로 일부 군사적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백악관 측에서는 내년 봄까지 미군을 계속 증강하는 전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미국 내 잘 알려진 정치분석가인 찰리 쿡 씨는 이라크 전쟁은 여전히 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고, 공화당 의원들이 선거구에서 미군 철수 압력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은 백악관 측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월 상황이 유리했을 때도 미군 철수를 관철시키기 위한 충분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던 민주당이 9월에 들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쿡 씨의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