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30일 북한 핵 문제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고, 이 문제는 현재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자신의 임기 중에 끝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북 핵 문제 해결을 결정해야 할 사람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며,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30일 백악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언론과 가진 회견에서, 앞으로 1년 반 남짓 남은 자신의 임기 안에 북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 핵 문제는 이제 끝나가고 있다"며 "문제는 내 임기가 끝나기 전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것인데, 그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회견은 다음 달 7일부터 호주의 시드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에이펙 정상회담 참석을 앞두고 지역 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날 회견은 특히 내일, 1일부터 이틀 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국과 북한 간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북 핵 2.13 합의에 따른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와 핵 시설 불능화 조치 이행, 그리고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 상응조치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2005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핵을 폐기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북한이 핵 계획을 모두 공개하고 해체하도록 계속해서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절차를 만들고, 만약 북한의 지도자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핵 문제 해결을 결정하게 되는 것은 북한의 지도자"라며 "그 것이 그가 선택해야 할 일이며, 나는 이미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의 선택 여하에 따라 미국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그리고 외교관계 수립 등으로 이어지는 대북 관계정상화 청사진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당장 내일부터 열리는 미-북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의 주요 현안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에 대해 기존의 강경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은 피한 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확신시켰듯이 미국은 납북자 문제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일본 국민들은 미-북 간에 어떤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이 일본인들이 납북됐다는 것을 잊지 않을까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지난해 백악관에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 씨의 가족을 만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메구미 어머니와의 만남, 그리고 그의 딸이 납치됐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북한에 대해 납북자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일본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밖에 6자회담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매우 긴요한 방식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했을 당시 북한의 지도자는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제네바 합의를 기본적으로 존중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미국 외의 다른 나라들도 이 문제를 다루도록 하려고 6자회담을 시작했고, 결국 5개국이 북한의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한 목소리를 낸 것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 핵 결단을 촉구한 부시 대통령의 이번 회견에 대해 북한 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관측통들은 내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북한 측이 핵심 현안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북한의 반응에 대한 1차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