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은 5일 북-일 관계 정상화 실무회담을 엽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로에서 양국 대표는 현안인 납치자 문제 등을 논의하게 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회담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납치자 문제를 둘러싼  북-일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북한과 일본은 다음달 5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로에서 실무회담을 가집니다. 일본의 미케 요시키 일-북 국교정상화교섭담당 대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송일호 대사를 만나 양국 관계 정상화와 납치자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미네 대사는 지난 25-26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만나 양자회담 개최 일자를 논의했습니다.

북한과 일본간에 실무회담이 열리면 6자회담은 한층 힘을 받을 전망입니다. 왜냐면 이번 북-일 실무회담을 끝으로 6자회담 산하에 설치된 5개 실무그룹회의가 모두 열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6자회담과는 별도로 북-일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전망은 대체로 어두운 편입니다.양국관계의 핵심 쟁점인 ‘납치 문제’를 둘러싸고 평양과 도쿄가 첨예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또 북한은 일본과의 관계개선 보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우선시 하고 있다고 경남대 북한대학원 김근식 교수는 말하고 있습니다.

김근식:“김정일 위원장은 미국과 관계개선이 된다면 일본은 자연 따라 올 것이라는 종속적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납치 문제는 1987년 인도양 상공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858기 폭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범인으로 체포된 북한 공작원 김현희는 평양에서 일본인 ‘이은혜’ 라는 북한 이름을 가진 일본인으로부터 일본어를 배웠다고 증언했습니다.그러자 문제의 ‘이은혜’라는 일본인이 1977년 일본 니가타에서 귀가 도중 납치된 여중생 메구미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어 북한이 메구미뿐만 아니라 10여명의 일본인을 납치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왔습니다. 북한 공작원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납치해갔다는 얘기가 하나둘씩 사실로 밝혀지면서 일본의 여론은 크게 끓어올랐습니다.

납치 문제가 정치 문제로 비화하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나섰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2002년 9일 전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에서 제1차 북-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관계 정상화 내용을 담은 평양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그동안 13명의 일본인을 납치해서 8명이 사망하고 그 중 5명이 살아있다고 시인했습니다. 짐작컨데 김위원장은 납치문제를 통크게 시인해 이참에 북-일 관계를 풀어보자고 계산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도쿄의 여론은 평양의 그 같은 기대와는 180도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김호섭:“김정일 총서기는 5명이 살아있고 8명이 죽었다, 사과한다는 얘기를 한바 있습니다.”

납치 문제가 계속 해결이 안되자 고이즈미 총리는 2년 뒤인 2004년 또다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 자리에서 김정일 위원장과의 협상을 통해 일본인 피랍자 가족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일본의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김호섭:“일본은 8명이 죽었다는 것은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해명과 증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경남대 북한대학원 김근식 교수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나름대로 할 바를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납치 문제를 고백하고 피랍자를 돌려준만큼  일본도 한발 물러서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김근식:“냉정히 생각해보면 북한은 잘못을 고백하고 나름대로 조치를 취했습니다.따라서 일본이 이 문제를 전제조건으로 생각한다면 일본은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이 쉽사리 바뀔 것같지는 않습니다. 아베총리는 27일 내각을 개편하면서 대북 강경파인 마치무라 노부타가 전 외상을 기용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의 여론이 격앙돼 있고 아베 총리가 대북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한 곧 열리는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회의를 비롯해 양국관계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을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