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28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세력 탈레반에 의해 피랍된 한국인 인질 19명을 전원 석방하기로 탈레반 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탈레반은 한국군의 연내 아프간 철군과 선교활동 중단을 조건으로 인질 석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지난 달 19일 이래 아프가니스탄의 무장세력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 있는 한국인 인질 19명이, 28일 열린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측의 대면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전원 석방되게 됐습니다.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측의 이날 제4차 대면협상에는 제 3국이 보증인 자격으로 참가하고, 그동안 양측이 일정한 합의를 이룬 상태에서 재개돼 추가 인질석방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고조됐었습니다. 이번 협상은 지난 16일 열렸던 양측의 접촉이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 없이 끝난 지 12일 만에 재개된 것입니다.

한국의  청와대는 대면협상이 끝난 뒤,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던 한국인 인질 19명을 피랍 41일째인 28일 전원 석방하기로 탈레반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동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도 "탈레반이 한국군의 연말 철수를 조건으로 인질 19명을 모두 석방하기로 한국 정부 대표단과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AFP통신’도 탈레반 관계자와 가즈니주 주지사의 말을 인용해 한국인 인질 19명이 곧 석방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일본의 ‘교도통신’ 역시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4차 대면협상을 중개한 가즈니주 원로 인사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 측이 19명 인질 모두를 수일 내로 석방하기로 한국 측과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측과의 인질 석방협상에 참가한 탈레반 대표단의 물라 나스룰라는 대면협상이 끝난 뒤 한국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인질 전원을 석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인질들이 분산돼 있어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인질들을 한번에 모두 석방하기 보다 3∼4명씩 순차적으로 석방할 것이라며, 석방에 며칠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나스룰라는 또 한국 정부가 인질 전원 석방 조건으로 아프간 파견 한국군을 연내 전원 철수하고, 아프간에서 일하는 한국 민간인을 8월 안에 전원 철수하며, 아프간에 기독교 선교단을 다시는 보내지 않을 것 등 세 가지를 약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4차 대면협상이 시작된 지 두 시간여 만에 이 같은 인질 전원 석방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서울의 분당 가족 모임 사무실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던 피랍자 가족 10여명은 일제히 환호했습니다.

피랍자 가족들은 한국시각 오후 8시10분께 방송뉴스를 통해 청와대가 피랍 관련 중대발표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환호와 함께 박수, 그리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번 4차 협상은 종전의 협상이 이뤄졌던 가즈니주의 적신월사 건물에서 탈레반 대표와 부족 원로 등이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협상에는 한국 측과 탈레반 측 대표 각 2명, 국제적십자사 관계자 1명, 부족 원로 1명과 인도네시아의 고위급 관리 2명 등 모두 8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 3국인 인도네시아 관리가 참석한 것은 이번 협상이 처음입니다.

한편 이날 대면협상에 앞서 가즈니주의 탈레반 지역 사령관인 압둘라 잔은 “이번 협상을 마지막으로 협상을 끝낼 시점”이라고 현지 언론에 말하는 등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고조됐었습니다. 또 탈레반과의 접촉 내용을 공개하거나 확인해오지 않았던 한국 정부 역시 “민감한 시기는 지났으며 진전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매우 신중하지만 사태해결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