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른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와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가 이달 말과 다음 달 초에 잇따라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써 당초 합의대로, 9월로 예정된 6자회담 본회담 이전에 5개 실무그룹 회의가 모두 한 번씩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일본이 지난 주말 중국 다롄에서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와 관련한 비공식 협의를 가졌다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일본의 미네 요시키 일-북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는 교도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를 지난 25일과 26일 중국 랴오닝 성 다롄에서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미네 대사가 지난 3월 말 취임한 이래 송일호 북한 대사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나, 미네 대사는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2차회의 개최에 관한 사전조정을 했다고 밝히면서도, 일정과 장소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교도통신은 27일 몽골의 소식통을 인용해, 몽골 정부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북-일 실무그룹 회의 개최를 제안했고, 양국이 이에 동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과 일본 정부 당국자들이 오는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울란바토르에서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첫 번째 실무그룹 회의를 가졌지만 일본인 납치 문제를 둘러싼 근본적인 입장차이 때문에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일본은 납치 문제 해결을 관계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북한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의 전격적인 평양 방문 결과로 나온 '평양선언'에 따라 피납 일본인을 돌려보낸 것으로 납치 문제는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극심한 감정대립으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던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2차회의가 개최되면 6자회담의 이행 과정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양측이 납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 납치 문제를 국제화하려는 것은 국제사회의 냉소만 자아내는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어리석은 처신술- 납치 문제의 국제화'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과거청산의 무거운 역사적 책임과 도덕적 의무를 걸머지고 있는 일본이 납치 문제를 국제화해 보려는 것은 어느모로 보나 부당하며,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된 문제라면서, 일본의 납치 문제 제기는 북-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 밖에 가져오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과 미국의 관계정상화 2차 실무그룹 회의는 다음 달 1일과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것이라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당초 이번 회의는 오는 28일부터 이틀 간 제네바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었으며, 북-미 양측은 아직 정확한 회의 일정과 장소를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지난 달 중순 베이징에 모여, 비핵화 2단계 이행조치의 일정과 방법을 구체화하기 위해 본회의 이전에 5개 실무그룹을 모두 가동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7일과 8일 판문점에서 경제 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회의를 시작으로, 한반도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와 동북아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회의가 각각 중국 선양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약 1주일 간격으로  열렸습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양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 참석하게 될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2차 회의에서는  3개 실무그룹 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와 비핵화 2단계 추진을 위한 북한과 미국 사이의 행동 대 행동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국이 북한 핵 시설의 연내 불능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그 대가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실무그룹 회의가 다음 6자회담 개최에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또 미국의 힐 차관보가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한 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 에이펙 각료회의와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호주를 방문하기 때문에 차기 6자회담은 9월 중순 이후에나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