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초 열릴 예정인 남북정상회담을 둘러싸고 개최 시기와 의제 등을 둘러싼 한국 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특히 정상회담을 차기 정부 출범 뒤로 미뤄야 한다는 야당인 한나라당의 요구에 대해`받아들일 수 없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 한국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정상회담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지요?

- 네, 그렇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상회담을 차기 정부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지금은 남북의 공동번영과 한반도 평화,민족의 미래를 발전적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회담 자체를 하지 말거나 대선 이후에 해야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 한나라당이 정상회담의 연기를 주장하는 배경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선후보를 선출하자마자 오는 10월 초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차기 정권으로 연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한나라당은 북 핵 문제 등 시급한 현안이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 대선에 임박해 개최할 경우 정치적 악용의 우려가 있다며 합의사항을 실제로 집행할 차기정권에 남북정상회담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한나라당의 입장은 가능하면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차기 정권에서 (회담을)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국민의 절반 가까이는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10월 초에 열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지요?

-네, 그렇습니다. 한나라당이 2차 남북정상회담을 차기 정부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과 관련해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47.2%는 ‘남북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10월에 개최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47.2%,‘차기 정권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은 40.6%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조사는 22일 전국 19살 이상 남녀 5백24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실시했습니다.

-정상회담 후 현 정부의 임기가 사실상 2개월 밖에 남지 않아서 회담 결과를 구체화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한 이재정 장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이재정 장관은 “정상회담은 어느 한 시점의 문제가 아니고 긴 역사 발전의 과정이며 한 정권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과 민족이 가지는 과제이자 책임”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정상회담 후속 조치 중 이 정부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다음 정부에 넘기는 것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차기정부에) 부담을 주는 게 아니고 오히려 예측 가능한 남북관계의 방향을 설정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남북관계를 바라볼 수 있고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방부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는 어떻게 정리했나요?

-이재정 장관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과 관련해 부처간에 신경전이 감지되는 것에 대해 “국방부와 국가정보원,통일부의 의견은 큰 틀에서 이견이 없고 충분히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짤막하게 답변했습니다. 이에 앞서 22일 홍익표 통일부 정책보좌관은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우리 내부의 논의나 남북 간의 협의를 더 이상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방한계선(NLL)이 조금이라도 변경될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초래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기웅 통일부 평화체제팀장도 “서해 불가침 경계선에 대한 논의만으로도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생기는 것으로 과장한다면 영원히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찾을 수 없다.”며 정상회담 의제화를 내비쳤습니다.

-통일부가 이같이 북방한계선(NLL) 정상회담 의제화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네티즌들은 아주 냉담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죠?

-네,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의 10명중 9명은 북방한계선(NLL)의 정상회담 의제화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매경인터넷이 17일부터 23일까지 62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북한이 정상회담에서 북방한계선(NLL) 재설정을 의제로 요구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해 90.97%가 ‘논의할 필요조차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재정 장관의 “서해교전은 안보방법론 차원에서 반성해 봐야 한다.”는 돌출 발언에 대해서도 93.86%가 ‘동의 안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다음달 중순에 열릴 예정이던 제22차 남북 장관급 회담은 연기될 것으로 보이죠?

-이재정 장관은 9월 중순에 열기로 남북이 합의한 모은 22차 남북장관급회담에 대해 “장관급 회담은 정상회담 후속 회담으로 열리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연기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회담 연기로 준비기간이 길어진 만큼 보다 내실있고 성공적인 회담이 될 수 있도록 준비 상황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각계가 제기하는 여론들도 충분히 수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규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