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역의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지난해 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북한 정부는 과거와 달리 이례적으로 유엔에 긴급 식량지원을 서둘러 요청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큰 물 피해로 15만 t  이상의 곡물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해 7월 발생한 북한의 큰 물 피해로 3만 헥타르의 농경지가 유실돼 10만t 가량의 식량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세계식량계획 아시아 사무소의 폴 리슬리 대변인은 그러나 오늘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피해 규모가 지난해를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리슬리 대변인은 북한당국과 국제적십자사, 다른 기구들의 보고를 임시 검토한 결과 올해 피해 규모가 지난해 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오늘(14일) 전국에서 농경지 수 만 정보가 침수되거나 매몰, 유실됐으며 특히 황해북도는1만 3천여 정보, 함경남도는 9천여 정보의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피해 시기와 면적을 봤을 때, 지난해보다 곡물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권태진 박사:  “작년에는 7월 중순 이었는데 이제는 8월 중순이니까 한 달 정도 늦어졌고 지금 이 시기는 벼 이삭이 펼때가 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침수가 되면 피해가 큰 경우가 많죠. 전반적으로 보면 예상 피해규모는 작년보다 큰 것으로 보입니다.” 

권 박사는 지난해의 경우 큰물 피해가 올해보다 한 달 일찍 발생했으며 피해 뒤 날씨가 매우 화창하고 고온건조해 회복이 빨랐다며,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권태진 박사: “ 최근 한 달의 날씨는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계속 구름이 끼고 비가 오고, 지금도 생육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또 아주 중요한 시기에 수해 피해를 받았기 때문에 피해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앞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기간도 한 달 남짓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 동안에 얼마 만큼 회복이 될 수 있을지 우려가 됩니다.”

권 연구원은 날씨가 계속 좋지 않으면 병충해 등 2차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이번 큰물로 약 15만t 이상의 곡물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430만t~440만t의 곡물을 수확해 전체 식량 요구량 6백50만t 가운데 74 % 인4백80만 t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1백70만t 정도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소 영양섭취량을 기준으로 볼 때 적어도 1백만 t 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북한 정부도 지난  지난 3월 세계식량계획(WFP)에 1백만t의 식량지원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대북인권구호단체인 ‘좋은벗들’은 최근 성명에서 북한의 식량사정이 좋지 않아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 같은 대량 아사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지원이 매우 시급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 정부가 오늘 이례적으로 유엔에 긴급지원을 서둘러 요청한 배경에 대해 권태진 박사는 식량사정이 매우 어려운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니다.

권태진 박사: "지난해에는 북한당국이 굉장히 망설였거든요. 망설인 이유는 북한 당국이 지난 2005년도에 인도적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작년에는 명분이 없어 상당히 망설이고 국제적십자사가 대신 발표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북한당국이 가지고 있는 식량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는데다 지금 당장 식량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지금 현재의 식량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죠  ..."

한편 유엔은 세계식량기구 (WFP)와 세계아동기구 (UNICEF)를 중심으로 유엔 긴급합동조사단을 북한에 급파해 피해상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르면 이틀 뒤에 1차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