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내 한국인 피랍사태 26일째인 13일,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아프간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남은 19명의 피랍 국민 석방을 위해 탈레반 측과의 대면접촉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시간 13일 오후 9시40분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이 석방돼 한국 정부로 인계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현재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은 앞서 살해된 배형규, 심성민 씨를 제외하고 모두 19명입니다.

한국 외교통상부의 조희용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한국인 인질 21명 가운데 김경자 씨와 김지나 씨가 풀려나 안전한 장소에서 한국 정부의 보호 아래 있으며, 건강진단 등 필요한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희용: 우리는 이번 피랍자 중 일부나마 우선 풀려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계기로 납치단체가 아직 억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 모두를 즉각 석방할 것을 거듭 촉구하면서 이들의 안전과 조속한 귀환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탈레반 측은 한국 정부에 두 사람의 석방에 대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두 사람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걸을 수 있는 정도로 건강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보도했습니다. 'AFP 통신'은 풀려난 여성 인질 가운데 1명이 'AFP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건강상태가 '괜찮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경자 씨와 김지나 씨는 현지에서 건강진단을 받고, 바그람에 있는 한국군 부대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 뒤 2, 3일 안에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의 대면협상 사흘째인 이 날 인질 2명이 석방됨에 따라 나머지 인질 19명의 석방 협상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 측은 지난 10일 피랍사건 발생 23일만에 첫 대면협상을 벌인 이후 이 날까지 모두 세 차례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의 가즈니 시티에 있는 적신월사 건물에서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탈레반은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 10명과 인질 10명 정도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아프간 정부로부터 약속 받을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고,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탈레반은 공개 석상에 6년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탈레반 측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물라 나스룰라와 물라 바시르는 기자회견에서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 동료를 석방한다면 인질들도 오늘, 내일 중 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  'AP 통신' 등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탈레반은 이후 석방 발표를 두 차례 번복하거나 연기했으며, 이 과정에서 아프가니스탄 협상단장 등이 탈레반 측이 제시한 인질 석방 장소에서 기다리다 헛걸음을 하는 등 혼선을 거듭했습니다. 이는 피랍자 처리 문제에 대한 탈레반 세력 내 내부갈등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유력신문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이 날 한국인을 납치한 탈레반 세력은 3명의 지도자 그룹으로 나눠져 있다며, 내부에서 돈을 원하는 세력과 포로석방을 원하는 세력으로 갈려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피랍자 가족들은 몸이 아픈 2명이 먼저 석방돼 다행이라며 나머지 19명의 조속한 석방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 날 풀려난 김지나 씨의 오빠, 김지웅 씨의 말입니다.

김지웅: “먼저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대단히 죄송합니다. 제 동생 먼저 석방돼 다행인데 아직도 그 곳에 남아있는 인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마음은 굉장히 무겁습니다. 이 분들도 저희와 같이 이렇게 돌아와 가족들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정부 관계자들도 모든 노력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피랍자 가족들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김지나 씨와 김경자 씨가 입국 후 빠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차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