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통외통위)는 10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개최 합의 과정의 적절성 여부 등을 놓고 여야 간에 치열한 공방을 펼쳤습니다. 통외통위는 특히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뒷거래’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김 기자, 한국 국회의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번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뒷거래’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졌다면서요?

답: 네,그렇습니다. 통외통위 10일 전체회의에서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 과정의 적절성 여부와 함께 ‘뒷거래’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통외통위 위원들은 이재정 통일부장관으로부터 정상회담 추진과정과 목적,의의 등에 대해 종합보고를 받은 뒤 이후의 추진절차를 비롯한 향후 계획과 ’뒷돈거래’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습니다.

첫 질의자로 나선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정상회담을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한 ‘남북합작 공작’이라고 규정하면서 “정부가 약 200억달러 규모의 대북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포문을 열었습니다.이에 열린우리당 배기선 의원은 “‘대북관계에 있어 뒷거래가 없었던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럼 박근혜 전 대표 방북 때도 뒷거래가 있었다는 얘기냐.”고 강력 반발하면서 두 진영간 설전이 계속돼 회의 내내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습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뒷거래’ 의혹에 대해 “어떤 근거로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며 “뒷거래는 없었다.”고 일축했습니다.

(질문)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이 확실히 다른 색깔을 드러냈죠?

답: 네,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소속 정당에 따라 확연한 시각차를 드러냈습니다.한나라당 의원들은 시기와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12월 대선을 겨냥한 기획성·전시성 회담이라고 규정하고,막대한 규모의 대북지원에 관한 이면거래를 통해 결국 국민에게 큰 세부담을 지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범여권 의원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뒷거래’와 같은 낡은시대의 의혹 부풀리기 행태로 정상회담의 대의를 훼손하지 말라고 팽팽히 맞섰습니다.

(질문) 남북정상회담 성격과 관련해서도 논쟁을 벌였다죠?

답: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이와 관련해 “특별한 의제도 없이 합의된 점, 그동안 부인으로 일관하다 어느 순간 갑자기 발표한 점,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개최되는 점 등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많은 분들이 국내의 정치적 목적과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정상회담의 대선 악용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우리당 소속 이해찬 의원은 “1차 정상회담이 분단 55년의 큰 장벽을 끊는 회담이었다면 2차 정상회담은 분단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민족사적 전기를 만드는 회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질문) 정상회담의 의제에 대해서도 쟁점이 됐던 것으로 아는데요?

답: 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이날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 핵 문제가 중심 의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재정 장관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질의했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정상회담에서 북 핵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이어 “북 핵 문제는 6자회담에서 이미 추진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다자간 책임의 틀 안에서 이 문제가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선 북 핵폐기 그 자체보다도 북 핵 폐기 이후의 한반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남북이 공유할 수 있다면 북 핵 폐기에 관한 중요한 과정은 넘어갈 수 있는 것 아닌가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에 대해 박 의원이 “북 핵 문제를 사실상 6자회담에 맡겨놓겠다는 것 아니냐. 대단히 안이한 생각이다.”고 질타하자, 이재정 장관은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논의가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 정상이 북핵폐기 이후에 있을 한반도 전망을 다루는 게 필요하다는 뜻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질문) 한국에서는 하루 전에도 정상회담 ‘뒷거래’ 의혹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범여권 간에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죠?

답: 네,그렇습니다. 한나라당은 회담 성사를 위해 대북 경수로 건설이나 차관 제공 약속 등 정치적 뒷거래가 있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강력히 비판했습니다.반면 범여권은 이번 정상회담 추진은 이면거래는 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 하에서 추진된 것인 만큼 한나라당의 주장이야말로 선거를 의식한 부당한 폄훼라고 반박했습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국민들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의 대가로 어떤 뒷거래가 있었는 지 궁금해하고 있는 만큼 대북 이면합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이번에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지원 등에 대해 뒷거래가 있었다는 등 온갖 이야기가 무성한데 국민과 차기 정부에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뒷거래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우리당 이화영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강조한 것이 어떤 뒷거래도 해서는 안되고 의제없는 이벤트성 회담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며 “이번 회담 추진에 (뒷거래와 같은)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으며 확고한 원칙에 의해 진행됐다.”고 맞받아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