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평양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이 미국과 북한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공산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평양으로 초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입니다.

북한이 2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망의 가장 큰 근거는 1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2000년 한반도 상황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과 6월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로부터 넉달 뒤인 10월9일 김 위원장은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 부위원장을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에 보내 빌 클린턴 대통령을 면담하고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을 평양에 보내 미-북 정상회담에 합의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미-북 정상회담 합의는 미국의 국내 정치 사정과 시간 부족으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평양이 서울을 징검다리로 활용해 워싱턴에 접근하는 시나리오를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서울 통일연구원의 서재진 선임연구위원입니다.

서울 통일문화연구소의 정용수 연구원도 북한 수뇌부가 지난 2000년에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는데 실기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부시 행정부 임기내에 관계를 개선하려 할 공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이 정상회담 이후 워싱턴에 김영춘 차수등을 특사로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시도하는 것은 좋지만 한가지 조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미국에 접근했던 2000년에는 핵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핵실험을 강행한데 이어 자신을 핵국가로 선언한 상황입니다.따라서 북한 수뇌부가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평양의 워싱턴 접근은 실패할 공산이 큽니다.

미국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 선임 연구원 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경제, 문화 교류를 가져온 2000년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 안보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말 뿐인 평화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북한의 비핵화 이행 같은 실질적인 행동이 도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정부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8일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면서 이 회담이 6자회담의 목표인 북한의 핵폐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