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31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군부대와 기업소를 시찰하는 등 활발한 공개활동을 펼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서 지난 5월에는 한달 간 공개활동에 거의 나서지 않는 바람에 심장수술설 등 ‘건강이상’과 관련한 추측성 보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달 들어 매일 군부대나 기업소를 시찰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6일 북한 최대 제철소인 함북 청진시 김책제철연합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날 제철소 방문에는 홍석형 노동당 함북도위원회 책임비서와 박남기 노동당 중앙위 비서가 수행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김책 제철소 곳곳을 돌아본 뒤 “기업소에서 기술개건(개선)사업을 더욱 다그치고 원료와 자재 보장 대책을 비롯한 경제조직 사업을 짜고들면(철저히 수립·집행하면) 생산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독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4곳의 군부대를 시찰하고 함북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와 도(道)인민병원을 잇따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질문) 김정일 위원장이 이처럼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는 배경을 무엇이라고 봅니까?

답: 지난달 29일 함남 함주군 추상협동농장에서 도·시·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에 참여한 뒤 31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연쇄 공개 행보는 우선 ‘건재함’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북한 언론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시찰 소식을 전하며 ‘수술받은 김정일’이나 ‘앓고 있는 김정일’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환하게 웃거나 활기찬 걸음걸이 등 건강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내보내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올해 공개 활동은 1월에 7회로 가장 많았고,3월과 4월,6월에 각 6회,2월과 5월에 각 2회 등 상반기 모두 29회에 불과합니다.이같은 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64회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조합니다.

(질문) 김 위원장이 지난달 말부터 잇따라 4곳의 군부대를 집중 시찰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군을 달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는데요?

답: 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초 군부대를 집중적으로 시찰했는데,이는 북핵 ‘2·13합의’에 따른 2단계 조치 이행을 앞두고 선군정치 최대의 지지기반인 군부를 다독거리기 위한 의도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인민군 제 4318군부대 산하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제 264연합부대 지휘부,제 136군부대,제 273군부대 등을 시찰했습니다.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시찰에서 “우리 군대의 위력은 비상하게 강화되었다.”고 치켜세우는 한편 군인들의 후생복지도 꼼꼼히 챙겼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김책 제철연합기업소와 함북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를 잇따라 방문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대에 이어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와 김책 제철연합기업소를 찾은 것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부터 기치로 내건 경제 회생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는 지난 1950년에 설립돼 ‘위력적인 채취설비 생산기지’로 불리는 동시에 근로자들이 매사에 실리와 효율성을 따져가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경제건설의 모범 사업장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문만도 2000년과 200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나 됩니다.이 기업소 방문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노동계급은 당이 결심하면 무조건 한다는 신념을 안고 그 어떤 어려운 과업도 제때에 해내는 결사 관철의 투사들”이라고 치하했습니다.

(질문) 일각에서는 서늘한 북부지역에 대한 집중시찰을 통한 ‘피서’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죠?

답: 그렇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함남 함주에서 투표한 뒤 인근에 소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군부대와 함북 청진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 등 함경도 지역을 집중 시찰한 것은 삼복철을 맞아 기온이 서늘한 북부지역으로 ‘피서’를 겸해 시찰을 떠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건강이상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 공개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이 불안감을 가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얼굴 비추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찰이 군부대에 집중되는 것은 가장 강력한 체제의 기반인 군부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재진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행보는 여름철을 맞아 북부지방으로 휴가를 겸한 현장지도를 통해 ‘그리운 장군님 어디에 계십니까’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흉흉해진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북한 지도자의 전형적인 통치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