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 대통령과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탈레반과의 인질협상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가운데, 탈레반은 7일 한국인 여성 인질과 아프간 여성 수감자 맞교환을 제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한국 정부와 공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아프가니스탄 내 한국인 피랍 사태가 21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간 정상회담 이후 탈레반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두 정상은 5일과 6일 이틀 간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인 인질 억류 사태와 관련해 탈레반측에 어떤 양보도 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6일  "양국 정상은 인질 석방 협상에 있어, 인질들을 위해 탈레반 측에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인 인질 가운데 4명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의 한 지휘관은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내용을 알고 있다며, 탈레반 지도부가 한국인 인질들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아 인질들이 살해된다면 이는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통령의 책임이라는 탈레반의 주장을 되풀이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 측은 7일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AFP 통신’은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이 한국인 인질 21명 가운데 여성들을 탈레반에 협조한 혐의로 아프간 내 미군기지에 수감된 아프간 여성 수감자들과 일대일(one-for-one)로 교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마디 대변인은 이어 바그람과 칸다하르 기지에 수감된 아프간 여성 수감자가 몇 명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만약 아프간 정부나 미국이 이들을 석방한다면 자신들은 같은 수의 한국인 여성 인질들을 풀어줄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탈레반에 피랍, 억류된 한국인 여성 인질은 모두 16명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처럼 탈레반이 요구조건을 여성 수감자와 인질 맞교환으로 낮춤에 따라, 미국과 아프간 정부의 운신의 폭이 훨씬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탈레반이 이슬람권 내부에서 조차 여성 인질 억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여성 인질들과 관련한 제안을 하게 된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한편 한국인 인질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국제사회의 공동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의 한인들은 6일 유엔본부 앞 함마슐트 광장에 모여  탈레반에 피랍 억류돼 있는 한국인들의 무사귀환과 이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뉴욕과 뉴저지 주 한인단체들이 6일 주관한 이 집회에 참석한 ‘플러싱 한-미 단체’의 피터 전 씨는 아프가니스탄 내 한국인 피랍사태 해결을 위해 더 강력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이날 집회에 참석한 엘렌 영 뉴욕주 하원의원은 한국인 인질들은 민간인이며 자원봉사자들이기 때문에 상황이 더욱 좌절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영 의원은 무고한 생명을 해치는 것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전세계가 한국인 인질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힐러리 상원의원은 이날 열린 성명을 보내 부시 행정부와 아프간 정부, 그리고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와 공동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할러리 상원의원은 이 성명에서 한국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와 함께 아프간 재건사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인 인질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희생자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