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 음악가 보라 윤 씨가 최근 뉴욕의 ‘재즈 앳 링컨센터’에서 단독 공연을 가졌습니다.  작곡가이자 연주자, 행위예술가이기도 한 보라 윤 씨는 확성기와 자전거 바퀴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연주에 사용하는데요.  특히 휴대전화를 이용한 음악으로 최근 월스트릿 저널지 1면에 소개되는 등 미국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화제의 인물을 찾아가는 ‘워싱톤 초대석’, 오늘은 휴대전화 연주자 보라 윤 씨와 함께 합니다. 대담에 부지영 기자입니다.

(문) 보라 윤 씨의 음악은 아주 실험적이고 특이한데요. 특히 자전거 바퀴라든가 확성기라든가, 핸드폰, 그러니까 휴대전화라든가, 악기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물건을 음악을 창조하고 계시죠. 어떻게 이런 물건을 연주에 이용할 생각을 하셨는지요?

(답) 제가 절대음감을 갖고있거든요. 어떤 음을 듣고 그 고유의 음높이를 즉석에서 판별할 수 있는 청각능력이 있어요. 절대음감 소유자는 전세계 인구의 5퍼센트도 되지않는다고 하는데요. 특히 한인이나 일본인에게 많다고 들었습니다.

절대음감이 있으니까 작곡이나 음악할 때 많은 도움이 되죠. 바이올린 소리건 자전거 소리건 높고 낮은 음조를 다 구별할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음악의 영역을 다른 사람들이 그냥 소리, 소음이라고 하는 것까지 확대하는 거죠. 모짤트나 베토벤의 음악만 음악이 아닙니다. 생각해보면 바이올린도 처음에는 그냥 나무통에 줄이 달린 것에 불과했거든요.

(문) 보라 윤 씨가 작곡한 음악 중에 ‘Plinko (플린코)’가 유명하죠. 셀폰 심포니, 그러니까 휴대전화에서 나는 소리를 이용한 교향곡인데요. 잠깐 들어볼까요?

(문) 음악이 아주 재미있다고 해야할까요? 머릿속에 자꾸 남는 것 같은데요.  이 ‘플린코’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답) 나중에야 깨달은 거지만 ‘플린코’는 그냥 누름 단추와 동전에 관한 겁니다. 제가 쓰던 삼성 휴대전화에서 나온 건데요. 전 어렸을 때부터 단추 누르는 걸 좋아했거든요.  휴대전화 소리에다가 종소리를 집어넣었죠. 작곡가로서 음질을 생각하지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휴대전화에서 나는 소리다, 그럼 또 어떤 소리가 여기 어울릴까 생각하다가 종소리가 잘 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다 금관악기, 바이올린 소리 등을 또 더한 것입니다 사실 ‘플린코’는 제가 어렸을 때  한창 열중했던 비디오 게임을 생각나게 합니다. 수퍼 마리오 브라더즈 3라고 있는데요. 어떻게 잘하면 상으로 해적선에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에 동전이 가득 들어있거든요. 마리오가 동전을 얻을 때 나는 소리가 삼성 휴대전화 숫자판을 누를 때 나는 소리랑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플린코’는 행복한 노래, 어릴 적의 좋은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노래인 것 같습니다.

(문) 삼성 휴대전화를 썼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전화마다 차이가 있습니까? 아무 거나 써도 상관없는 건지, 아니면 특별히 좋아하는 전화기가 있는지요?

(답) 삼성 휴대전화가 가장 선율이 뛰어난 것 같더라구요. 저는 전화가 올 때 나는 착신음이 아니라 번호를 누를 때 나는 소리를 쓰는데요.  삼성 것이 소리가 가장 다양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리도 다양해 지는데요. 더 신형 전화기가 나올 때 마다 저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서 신이 납니다.

(문) 휴대전화로 음악을 연주한 사람이 보라 윤 씨가 처음은 아니죠? 

(답) 5월에 나온 월스트릿 저널 기사를 보셨는지 모르겠는데요.  공연에서 휴대 전화를 사용하는 음악인들이 많이 소개가 됐는데요. 시카고 신포니에타도 공연도중 청중에게 신호에 맞추서 휴대전화로 소리를 내라고 한 적이 있구요. 또 호주의 한 밴드는 소니 에릭슨 폰을 컴퓨터에 연결해서 소리를 내죠.  제가 휴대전화 연주자로 이름이 알려진 것은 제가 만드는 소리는 좀 더 음악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뉴욕에서 공연할 때 티벳의 악기인 놋그릇을 사용했다고 들었는데요. 혹시 한국의 전통악기를 연주에 이용할 적은 없는지요?

(답) 전에 북을 친 적이 있어요. 언젠가 북춤을 작곡에 이용하고 싶습니다.   장고, 그리고 한국 타악기,  사물놀이 참 좋아합니다. 아주 훌륭한 음악의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한국의 전통악기 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나 다른 문화의 악기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문)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답) 다섯살 때 언니가 피아노를 배우러 다녔는데요. 제가 언니가 피아노 치는 소리를 듣고 그대로 따라 쳤어요. 그러니까 엄마가 저한테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서 피아노를 배우게 해주셨죠. 저는 무슨 노래든지 들으면 피아노나 기타로 칠 수 있는데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최고의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그럼, 전문 음악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답) 그냥 어렸을 때 부터 엄마가 너는 음악에 재능이 있으니까 그걸 잘 길러야 한다고 해서 음악가가 될 거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어요. 물론 쉽지는 않았죠. 음악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안정적이지도 않고.. 부모님도 한편으론 제가 음악하길 바라시면서도, 성공 못할 거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도 하셨죠. 하지만 전 음악이 제가 가장 잘하는 거라고 생각했고, 또 음악을 통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음악을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문) 존 레논 작곡대회에서 1등하신 걸로 알고있는데요. 그럼, 그 때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봐도 될까요? 

(답)  2002년의 일이었죠. 그리고 2003년에 빌보드 작곡상을 받았구요. 그리고 1997년인가 1998년에 여성 합창곡 작곡대회에서 1등한 일도 있습니다. 1999년에 처음 음반을 냈구요. 그 다음에 2003년에도 냈고, 또 올해도 음반을 낼 예정입니다. 몇 주 있다가 8월중에 나올 것 같습니다.

(문) 앞으로 계획 좀 말씀해 주시죠. 한국에서 공연계획은 없습니까?

(답) 10월에 서울 예술 축전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10월 6일하고 7일에 공연날짜가 잡혀있구요. 그리고MIT 음악언론 연구소의 타드 맥커버 (Tod Machover) 씨가 작곡하는 새 오페라에 출연할 예정입니다. ‘스켈릭 (Skellig)’이라는 오페라로 영국 무대에 오르게 되는데요. 어린 소년, 소녀가 새 집으로 이사가는데 헛간에 살고있는 어떤 정체불명의 존재를 만나게 되죠. 그 존재의 이름이 스켈릭인데 사람인지, 천사인지, 새인지 확실하지가 않습니다. 제가 그 스켈릭 역을 맡을 것 같습니다. 

(문) 네, 새 음반도 발표하고, 오페라에도 출연하고, 아주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앞으로도  좋은 음악, 좋은 연주 기대하겠습니다.

(답) 네, 고맙습니다.    

한인 2세 음악가 보라 윤씨와의 대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