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정책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동북아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이 말했습니다.

루거 의원은 어제(31일) 상원 외교위원회 주최로 열린 핵 비확산 관련 청문회 뒤 가진 ‘미국의 소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북 관계정상화로 가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은 핵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한 핵 문제 전문가는 북한의 핵시설 사찰을 위해 적어도 1백명 이상의 요원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라크 해법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부시 행정부와 미국 의회가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불법활동과 인권 문제를 제기하기에 앞서 핵 계획 포기를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상원에서 지난 회기까지 외교위원장을 지낸 인디애나주 출신의 공화당 중진 리처드 루가 의원은 어제(3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북정책에서 바꿀 수 없는 우선순위는 핵 문제 해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루가 의원은 북한이 국제사회와 정상적인 관계를 맺고 인도주의 지원과 북한주민을 돕는 다양한 교류가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며, 그런 길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은 동북아시아 뿐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가 의원은 또 핵 문제 해결이 미-북 관계정상화를 위한 가장 우선이며 인권 문제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가 의원은 미국은 미-북 관계정상화의 전제로 인권 문제를 당연히 제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 시작은 국민의 생존권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식량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실용파로 분류되는 루가 의원은 옛 소련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가 불량국가나 단체, 개인에게 넘겨지는 것을 방지하고, 다수의 무기들을 폐기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넌-루가 법안’(1991년)을 발의한 인물로 그동안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루가 의원은 북한주민의 식량권이 해결된 뒤 순차적으로 인민이 누려야 할 표현의 자유 등 일반적인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6자회담의 범위를 훨씬 벗어난 주제들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루가 의원은 북한의 핵폐기 전망과 관련해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할 뿐이라며 앞으로 여러 복잡한 과정들이 놓여 있어 다음 단계들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활동이 부실하다며 강력히 비판했던 헨리 소콜스키 핵비확산정책 교육센터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 IAEA 사찰단의 규모가 한심할 정도로 작다고 주장했습니다.

1990년 초반 미 국방장관실 핵비확산 부책임자로 일했던 핵정책 전문가인 소콜스키 국장은 북한에  8천개에서 1만 2천개의 무기 은닉용 땅굴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1백명 이상의 사찰단원을 갖고도 이런 시설들을 모두 둘러보는데 수 주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콜스키 국장은 또 북한 내IAEA 사찰단이 현재 여러 개의 어려운 과제들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콜스키 국장은 아직 보유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농축우라늄 시설들에 대해 미국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IAEA가 이를 어떻게 밝히느냐의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이 이미 제조한 것으로 파악되는 핵무기와 핵물질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야 하며,  무엇보다 과거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불신과 비밀에 싸인 북한 정권과 다시 상대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콜스키 국장은 북한의 핵폐기 전망을 어둡게 평가하면서, 

핵을 포기하는 척 하는 북한과 이를 믿는척 하는 미국의 모습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