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에 참가한 각국 외무장관들은 북한 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2.13 합의에 따라 북한의 핵 시설 폐쇄를 감시, 검증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1차 검증단은 북한이 IAEA의 검증 활동에 적극 협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30일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AMM:ASEAN Ministerial Meeting)에서 북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절대적이라고 강조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또 6자회담에 대한 지지를 거듭 확인하고, 최근 재개된 6자회담에서 모든 당사국들이 2005년의 9.19공동성명과 2007년의 2.13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는 2일 아세안안보포럼(ARF)에 참가하기 위해 필리핀에 도착한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반도의 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와 관련해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북한이 지난 7월 15일 영변 핵 시설을  폐쇄한 사실을 크게 환영했습니다.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이번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2.13 합의에 따라 핵 시설 폐쇄를 감시, 검증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활동에 완벽히 협조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북한에 도착해 2주일 간의 활동을 마치고 31일 평양을 출발해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수도 빈으로 향한 IAEA 의 1차 검증단은 북한이 자신들의 검증 활동에 적극 협조했다고 말했습니다.

1차 검증단의 아델 톨바 단장은 평양을 떠나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북 핵 감시.검증 활동을 하는 데 있어 북한당국의 완벽한 협조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톨바 단장은 또 검증단은 북한에서 해야 할 일을 모두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1차 검증단은 북한의 주요 플루토늄 생산시설인 영변 원자로의 폐쇄를 확인했으며, 영변 부근의 다른 4개 핵 시설에 대해서도 검증작업을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13 합의에 따라 영변 5MW 흑연감속로와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 핵연료 가공공장, 영변 50MW 원자로, 태천 200MW 원자로를 폐쇄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북한은 1차 검증단이 평양에 도착한 14일 영변 원자로를 폐쇄했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18일 북한이 영변에 있는 핵 시설 5개를 모두 폐쇄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 핵 시설에 대한 검증작업은 28일 평양에 도착한 2차 검증단에 의해 계속 이뤄지게 되며, 이들의 활동도 약 2주 간 계속될 예정입니다.

한편, 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가장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온던 일본이 다소 유화된 입장을 나타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북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2일 마닐라에서 열리는 제14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북한이 핵 폐기와 일본인 납치문제에 ‘진전’을 이룬다면 북한에 대한 지원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사카바 미쯔오 외무성 공보담당관은 북한은 핵 문제 해결을 위해‘진정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그럴 경우 일본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6자회담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일 양자회담이 일본인 납치 문제로 무산된 이래 공식적인 양자회담을 중단한 상태입니다.